생활경제 유통

내수 막히자 해외로…'K마트' 이식 나선 유통 공룡들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7 17:36

수정 2026.01.07 17:36

롯데마트 다낭점 요리하다 키친 매대.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 다낭점 요리하다 키친 매대. 롯데마트 제공

[파이낸셜뉴스] 내수 성장 둔화가 고착화되면서 국내 대형마트들의 해외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 출점 경쟁을 넘어, 한국에서 성과를 낸 대형마트 운영 방식을 동남아와 신흥국 시장에 그대로 옮겨 심는 방식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신선식품과 즉석조리, 자체브랜드(PB), 체류형 매장을 결합한 'K대형마트' 모델을 앞세워 현지 소비 환경에 맞춘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대형마트' 모델 이식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롯데마트다. 대형마트 업계 후발주자인 롯데마트는 성장 한계에 다다른 국내 시장을 대신해 동남아를 핵심 무대로 해외 사업을 키워왔다.

최근에는 국내 대형마트에서 성과를 낸 운영 모델을 동남아 현지에도 적용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일 재단장 오픈한 베트남 다낭점과 나짱점은 이런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두 점포는 연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베트남 대표 관광도시에 위치해 있지만, 관광객 중심 매장이 아닌 현지 거주민의 일상 소비를 겨냥한 그로서리 중심 매장으로 성격을 재정의했다. 베트남 평균 대비 높은 소득 수준과 젊은 인구 비중, 오피스·학교가 인접한 상권 특성을 반영한 판단이다.

이번 재단장은 한국 대형마트에서 검증된 신선식품 경쟁력과 즉석조리·델리, PB(자체 브랜드), 체류형 매장 운영 노하우를 현지 소비 환경에 맞게 재구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단기 관광 수요에 의존하기보다, 현지 주민의 장보기와 외식 수요를 안정적으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신선식품과 즉석 먹거리를 매장 전면에 배치하고, 자체 신선 PB를 중심으로 산지 직거래 기반 운영 방식을 적용했다. 국내 대형마트의 강점으로 꼽히는 품질 관리와 구색 경쟁력을 현지 시장에 그대로 옮긴 셈이다. 국내에서 '체류형 매장'을 표방하며 강화해온 즉석조리 모델도 적용했다. 매장 내 조리·제조 역량을 키워 김밥, 떡볶이 등 K푸드 중심의 즉석 먹거리 비중을 확대했다. H&B(헬스앤뷰티) 매장 역시 K뷰티 인기 브랜드를 전면에 배치하고, 상품 규모를 기존 대비 30%가량 늘렸다. 한국의 저가 화장품 트렌드를 반영한 '9만9000동(약 5000원) 존'도 새롭게 도입했다.

이마트 역시 해외 시장에서 한국형 대형마트 운영 모델을 현지에 이식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2015년 베트남 1호점을 시작으로 2016년 몽골에 진출한 이후, 현지 소비 트렌드에 맞춰 K상품 비중과 매장 구성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왔다. 대표적으로 최근 오픈한 몽골 6호점 '텡게르점'에서는 한국 상품 비중을 기존 매장 대비 최대 2배까지 확대하고, 노브랜드를 입구 전면에 배치했다. K푸드와 K뷰티를 전면에 내세우는 동시에 델리·베이커리·다이닝 존을 강화해 장보기와 식사, 체류를 결합한 한국형 마트 구조를 구현했다. 이마트는 올해 하반기 몽골 7호점 개점을 계획하는 등 기존 진출 국가를 중심으로 점포 확대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또 대형마트 모델뿐 아니라 PB를 앞세운 노브랜드 전문점을 통해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2019년 필리핀에 노브랜드 전문점 1호점을 연 데 이어, 2024년에는 라오스에도 진출했다. 향후 1~2년 내 몽골에도 노브랜드 전문점 개점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대형마트들의 해외 전략이 단순한 외형 확장을 넘어, 한국형 유통 모델을 현지 시장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느냐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처럼 점포 수 확대에만 집중하기보다 한국 대형마트의 강점을 각국 소비 패턴에 맞게 구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 진출은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니라, 내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라며 "각 마트가 국내에서 강점을 가져온 운영 방식과 소비 트렌드를 현지 시장에 맞게 풀어내는 능력이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