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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더 못 왔다"…워너, 파라마운트 제안 거부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8 01:34

수정 2026.01.08 01:34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가 파라마운트의 수정된 적대적 인수 제안을 공식 거부했다. 워너 이사회는 현재 진행 중인 넷플릭스와의 거래가 파라마운트 제안보다 "우월하다"며 주주들에게도 파라마운트 공개매수에 응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워너는 7일(현지시간) 공개한 주주 서한에서 "파라마운트의 수정 제안은 넷플릭스와 체결한 720억달러 규모의 스튜디오·HBO 맥스 거래에 비해 우수하지도, 비교 가능한 수준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파라마운트는 최근 워너 전체를 대상으로 한 779억달러 규모의 전액 현금 인수 제안을 수정하며 판을 뒤집으려 했다.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엘리슨의 부친인 억만장자 래리 엘리슨이 404억달러의 자기자본 조달에 개인 보증을 제공했고, 규제 당국이 거래를 막을 경우 워너에 지급하는 해지 수수료도 넷플릭스와 동일한 58억달러로 상향했다.



그러나 워너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해당 제안을 거부했다. 이사회는 "제공되는 가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으며, 파라마운트가 거래를 실제로 종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과 거래 무산 시 주주가 떠안을 위험도 지적했다.

이번 결정은 워너의 미래를 둘러싼 인수전의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해리포터, 배트맨 등 대형 프랜차이즈를 보유한 워너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매력적인 자산으로 꼽힌다.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 모두 스트리밍 규모 확대와 가입자 유지 전략의 핵심 카드로 워너를 노려왔다.

워너 이사회 의장인 새뮤얼 A. 디 피아차 주니어는 CNBC 인터뷰에서 "엘리슨이 개인 보증을 제공하며 한 걸음 나아간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가격을 올리지는 않았다"며 "설득력 있고 명확히 더 나은 제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주주 반발도 커지고 있다. 워너의 주요 주주인 헤지펀드 펜트워터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이사회가 파라마운트와 협상에 나서지 않는 것은 주주에 대한 신의성실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펜트워터는 파라마운트가 가격을 추가로 인상했음에도 이사회가 논의에 나서지 않을 경우, 합병에 반대표를 던지고 향후 이사 재선임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워너는 넷플릭스 거래를 포기할 경우 수십억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해 위험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에 지급해야 할 28억달러의 계약 해지 수수료와, 부채 교환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15억달러의 비용이 대표적이다. 워너는 파라마운트 제안 하에서는 해당 부채 교환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워너는 대규모 부채 조달이 필요한 구조인 만큼 거래 종결 위험이 크고, 조건 재협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현재 워너 주주들은 파라마운트가 연장한 공개매수 기한인 1월 21일까지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넷플릭스는 워너의 거래 유지 결정을 환영하며 미국 법무부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등 규제 당국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AP/뉴시스] 미 캘래포니아 버뱅크 소재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앞 상징물 /사진=뉴시스
[AP/뉴시스] 미 캘래포니아 버뱅크 소재 워너 브라더스 스튜디오 앞 상징물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