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종이컵과 티백, 캔, 플라스틱 도마 등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생활용품이 DNA 손상과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을 대량으로 배출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상 속 평범한 제품들이 미세플라스틱 노출의 주범으로 지목돼 주의가 요구된다.
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미국의 건강 인플루언서 폴 살라디노 박사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을 통해 집 안에서 미세플라스틱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5가지 제품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 조각 등 위험
살라디노 박사가 첫 번째 주범으로 꼽은 것은 일회용 종이컵이다. 종이컵 내부는 액체가 새는 것을 막기 위해 얇은 플라스틱 막으로 코팅되어 있는데, 뜨거운 음료가 닿으면 이 막이 분해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떨어져 나온다.
고급 티백 역시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매끄러운 나일론 재질의 티백을 끓는 물에 넣으면 플라스틱 성분이 급격히 분해된다. 관련 연구에서는 플라스틱 티백 하나가 차 한 잔에 수십억 개의 초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방출한다고 보고했는데, 이는 수돗물에 포함된 양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다.
아기 젖병은 영유아 건강과 직결돼 더욱 우려되는 제품이다. 내구성이 좋은 폴리프로필렌 소재가 주로 사용되지만, 끓는 물로 소독하거나 뜨거운 물로 분유를 탈 경우 리터당 수백만 개의 플라스틱 입자가 용출된다. 체중이 적고 신체 기관이 발달 중인 아기들은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염증이나 호르몬 교란, 신경 발달 문제에 특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플라스틱 도마 일상적 조리 과정만으로도 미세플라스틱 생성
캔 제품 또한 의외의 오염원으로 꼽혔다. 통조림이나 캔 음료 내부는 금속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에폭시 수지로 코팅되는데, 여기에는 비스페놀이 함유된 플라스틱이 포함된다. 산성이나 염분,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 담길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코팅이 분해돼 가열 없이도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될 수 있다.
플라스틱 도마는 일상적인 조리 과정만으로도 미세플라스틱을 생성한다.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소재의 도마 위에서 칼질을 할 때마다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이 깎여 나와 음식물에 섞이게 된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도마 사용만으로 한 사람이 연간 수천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살라디노 박사는 “이 다섯 가지가 당신이 일상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이것들 때문에 아마도 매일 수백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츠하이머병, 심장병, 뇌졸중, 암 등 질환과 연관
미세플라스틱은 5밀리미터(㎜)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인체 내부인 고환, 신장, 간, 태반은 물론 신생아의 첫 대변에서도 검출된 바 있다. 특히 인간의 뇌에는 플라스틱 숟가락 무게와 맞먹는 약 7그램(g)의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돼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이는 알츠하이머병, 심장병, 뇌졸중, 암 등 심각한 질환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미세플라스틱을 완벽히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유리나 금속 용기를 사용하는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합성 섬유 세탁 시 찬물을 사용하고, 가공식품 대신 자연 식품을 섭취하며, 수돗물은 필터로 거르거나 끓여 마시는 것이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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