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차별로 가족과 인연을 끊고 지내던 여성이 어머니의 재산을 두고 오빠와 상속 분쟁을 벌이게 됐다며 조언을 구했다.
오빠만 아낀 아버지... 연 끊고 산 딸, 엄마 장례소식도 못들어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오빠와 상속 분쟁을 벌이게 됐다는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저는 어린 시절부터 가부장적인 아버지 밑에서 오빠만 아끼는 노골적 차별을 견디면서 자랐다"고 운을 뗐다.
15년 전, 서울로 대학을 진학하며 가족과 연을 끊었다는 A씨는 지난달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뒤늦게 들었다고 한다.
A씨는 "장례식장조차 가지 못했다.
"15년 부모님 곁 지켰다"며 아파트 100% 상속 주장한 오빠
A씨의 오빠는 지난 15년간 본인이 부모님 곁을 지켰고, 2년 전부터는 병간호까지 도맡았으니 어머니 명의의 아파트는 100% 자기 몫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심지어 A씨에게 "너는 부모를 버린 자식이니 상속 자격이 없다"고 독설을 내뱉기도 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더 기가 막힌 건 아버지의 모습이다. 아버지는 '모든 상속 재산을 오빠에게 넘기는 데 동의하라'며 다짜고짜 집까지 찾아왔다"며 "여전히 오빠밖에 모르시더라"고 토로했다.
그는 "사실 어머니와는 그동안 아버지 몰래 가끔 연락을 주고받았고, 자주는 아니지만 만난 적도 있다"며 "어머니는 늘 저에게 미안해하셨다. '나중에 내 재산에서 너의 몫은 조금이라도 꼭 챙겨 주고 싶다'고 말씀하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어머니의 마지막 재산까지 오빠가 전부 가져가는 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며 "오빠는 제가 동의하지 않으면 소송하겠다는데 정말 오빠의 기여분이 그렇게 높게 인정될 수 있는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구하라법'이 제 상황에도 적용이 되는지, 그리고 만약 아버지가 저 몰래 어머니의 부동산을 오빠 명의로 돌려버린다면 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며 조언을 구했다.
변호사 "오빠 기여분 인정 받으려면 특별한 희생 있어야"
해당 사연을 접한 신진희 변호사는 "기여분이 인정되려면 자신의 직업도 포기한 채 수년간 병상에 누워 계신 부모님을 홀로 간병했거나, 본인의 자금을 직접 투입해 부모님의 빚을 갚거나, 부모님의 재산을 형성할 때 자금을 충당했다는 등 누가 봐도 특별한 희생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빠가 생활비를 어떤 식으로 얼마를 지급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부모님 집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소정의 생활비를 준 것이라면 큰 기여라 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며 "병원에 모신 것 역시 2년 전으로, 그 기간이 길다고 볼 수 없어 100%의 기여분이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신 변호사는 "A씨는 본인의 어머님과 거의 연락을 끊은 채 지낸 것이 부양 의무를 위반한 것인지 걱정하는 것 같다"며 "구하라법에서 부양 의무는 피상속인 직계존속, 즉 사망자가 피상속인 자녀이고 상속인이 부모일 때 자녀 부양 의무를 위반했는지 말하는 것이므로 A씨 경우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구하라법'인 민법 제1004조의 2가 지난 1일부터 공식 시행되면서 '상속권 상실 제도'가 도입됐다.
신 변호사는 "신설된 민법 제1004조의 2는 상속인이 될 피상속인의 직계 존속 등이 피상속인에게 부양에 대한 부양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피상속인 또는 그의 배우자나 직계 비속에게 중대한 범죄 행위를 저지른 경우, 그 밖에 심의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등에는 피상속인의 이혼에 따른 의사, 또는 공동 상속인 등의 청구에 의해 가정법원이 '상속권 상실'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상속 재산을 한 사람의 명의로 돌리는 경우 보통 상속 재산 분할 협의서를 작성하는데, 당연히 협의 사항에 대해 상속인 전원이 동의해야 하며, 상속인 전원의 도장과 인감 증명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버지와 오빠가 A씨 몰래 명의를 바꿔버릴 경우 그 등기는 원인 무효이므로, 원인 무효 소송을 통해 재산을 다시 어머니 명의로 돌리거나 상속 회복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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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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