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공소청 출범...'전문 분야' 특화 사활
장기미제 급증 등 수사 환경 변화도 한몫
[파이낸셜뉴스]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들의 생존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규모 개업 흐름이 예상되는 가운데 신규 전관들은 단순 형사사건 이력을 넘어 '중대재해'와 '기업수사' 전문가로서의 차별화에 나선 분위기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개업한 검찰 출신 변호사들 사이에서 중대재해 등 노동, 기업 경제범죄 수사 이력을 전면에 내세우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검찰 재직 당시 중대재해 사건을 직접 수사해 기소했거나, 대기업 관련 사건 공소유지를 담당한 경력을 강조하며 기업들의 대응 수요를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만 4년 정도 접어들며 실형 선고 등 형사처벌 사례가 나온 결과다.
이미 대형 로펌들은 검찰 전관을 주축으로 한 중대재해·기업수사 전담팀을 꾸려 견고한 대응력을 쌓았고, 중소형 법무법인과 개인 사무소들 역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검찰 재직 당시 환경 분야 우수 검사로 인증을 받았던 한 대형 로펌 변호사는 "검찰 출신 변호사들도 특화된 분야가 있으면 강조하는 게 기본"이라며 "중대재해 부분은 아무리 유형화·정형화를 해도 여전히 변동성이 커 필요한 대응을 검찰 출신을 통해 적시에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중대재해 분야는 아직 선례가 충분히 쌓이지 않았다는 점이 전관으로의 발길을 이끄는 요인이다. 수사 단계에서의 구속영장 청구 추세 등 실무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는 전관의 경험이 의뢰인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인 안영림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는 "중대재해는 아직 법리가 아직 쌓인 분야가 아니라 계속 구축하고 있다"며 "관련 수사·공판 경험이 없는 사람이 대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공급 과잉이다. 오는 10월 공소청 출범과 함께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이 사라질 경우, 조직을 떠나는 검찰 인력의 대규모 개업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의 직접 수사 없이 보완 수사 요구만 남는 방식으로 수사 구조 자체가 바뀐다면, 전통적인 '검찰 전관'의 영향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미 검찰의 수사 속도 저하는 통계로도 드러난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검찰이 결론을 내지 못한 미제 사건 건수는 9만 6256건으로 5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6만 4546건) 대비 약 49.13%나 급증했다. 수사 지연과 적체 현상이 심화되면서 전관을 통한 신속한 사건 해결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환경이 전관 시장의 불황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장에서는 "최근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외에 직접 영장 청구나 인지 수사 업무를 하지 않아 대응할 게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안 변호사는 "복잡한 사건의 경우 여전히 검찰 출신 전관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미 포화가 된 시장에 추가로 개업이 되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또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 출신 전관이 본인의 수사 이력을 강조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서도 전관 수요와 관련해 "나중에 실제 검찰이 공소청으로 바뀌면 실제 흐름을 살펴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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