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현지 계좌로 환전·주식거래 ‘원스톱’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겨냥한 제도 개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겨냥한 제도 개편
[파이낸셜뉴스] 오는 7월부터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할 때 시간 제약 없이 환전과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국내 개인 투자자가 해외주식을 매수하듯, 외국인도 현지 증권사 계좌를 통해 환전과 주문을 한 번에 처리하는 구조가 구현된다.
이는 정부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외환·자본시장 인프라를 글로벌 표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외환시장 24시간 전환…환전 공백 해소
정부는 9일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을 발표하고, 오는 7월부터 국내 외환시장을 24시간 개장한다고 밝혔다. 기존 새벽 2시에 종료되던 거래 시간을 24시간으로 확대해 거래 공백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역외 원화결제 시스템도 오는 9월부터 시범 운영한다.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에 원화계좌를 개설하고 이를 통해 원화를 직접 운용·결제할 수 있도록 ‘역외 원화결제기관’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이다.
제도는 등록제로 운영하되, 초기에는 시장 참여도가 높은 RFI(등록외국금융기관)를 중심으로 적용한다. 이를 위해 한국은행은 외국기관 간 야간시간에도 원화결제가 가능해지도록 한국은행에 24시간 결제망을 신규 구축하고, 국제금융전문표준 (ISO 20022)를 도입한다.
김희재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과장은 "이번 제도 개선은 원화 국제화의 첫걸음"이라며 "현재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 거래 시 가환율을 아침에 정산하는 방식이었으나,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 국제화 시대의 투자 환경에 맞춰 가는 것이 이번 개편의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외환시장을 전면 개장하지 않았던 것은 외환위기 트라우마의 영향이 있었다"며 "다만 최근에는 순대외금융자산, 대외건전성 등에서 안정적인 여건이 갖춰졌다고 판단했으며, 새벽 2시까지의 운영에서도 문제가 없었던 만큼, 추가 확대가 가능하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주식투자 ‘원스톱’... 통합계좌 본격 확대
외국인 투자자 등록·계좌개설 절차도 대폭 간소화된다. 정부는 LEI(법인식별번호) 기반 계좌 식별체계로 전환하고, 실명확인 서류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외국인 통합계좌 제도를 본격 확대한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하나의 증권사 계좌를 통해 여러 외국인 투자자의 주문을 일괄 처리할 수 있는 이른바 ‘옴니버스 계좌’로, 외국인이 국내 증권사마다 개별 계좌를 개설해야 했던 기존 구조를 바꾸는 제도다. 이 계좌를 활용하면 해외 개인투자자는 현지 증권사 계좌 하나로 환전과 주식 주문, 결제까지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해당 제도는 지난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처음 도입돼 제한적으로 운영돼 왔으며, 올해 1월 정식 제도로 전환됐다. 정부는 해외 중·소형 증권사까지 참여를 허용해 외국인 개인투자자의 국내 주식시장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영문 공시 의무화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공매도 관련 중복 규제·보고 부담을 합리화해 해외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과 거래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외국인의 장외거래에 대해서는 신고 절차와 범위를 명확히 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배당 기준일 이전에 배당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배당 절차의 예측 가능성도 높인다.
시장에서는 MSCI가 그간 역외 외환시장 접근성 강화를 편입 핵심 조건으로 강조해 온 만큼, 이번 조치로 필수 과제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보고 있다. 다만 외환시장이 개방되면서 거래 규모가 확대될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장 개방에 따라 외환거래 규모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편입에 따른 기대 효과와 시장 리스크 간 균형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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