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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수출 선방한 K-철강, 더 높아지는 관세 장벽에 막막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11 14:48

수정 2026.01.11 14:47

포항제철소 제2고로에서 쇳물이 생산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항제철소 제2고로에서 쇳물이 생산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파이낸셜뉴스]지난해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발 관세 강화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비교적 선방한 수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하 베트남과 튀르키예 등 신흥 시장으로의 수출을 늘리며 감소분을 만회했다. 다만 올해는 각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더욱 강화되면서 수출 환경이 한층 악화될 전망이다.

11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철강 수출량은 2825만2281t으로, 전년(2835만411t) 대비 0.3% 감소하는 데 그쳤다. 미국이 철강 관세율을 50%까지 끌어올리며 대미 수출 부담이 커졌지만,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며 감소 폭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미국은 지난해 3월 12일부터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6월 4일부터는 관세율을 50%로 상향했다. 이에 따라 대미 철강 수출량은 254만1269t으로 전년 대비 8% 줄었다. 대EU 수출도 388만4440t으로 같은 기간 8% 감소했다.

반면 대 베트남 수출은 전년보다 21.8%, 대튀르키예 수출은 7.9% 각각 증가했다. 업계에서 ‘수출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문제는 올해 관세 부담이 더 확대된다는 점이다. 캐나다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적용하던 철강 저율관세할당(TRQ) 기준을 100%에서 75%로 축소하고, 철강 파생제품에는 25% 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한국산 철강 다수 물량에 최대 50%의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멕시코도 한국 등 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철강 등 ‘전략 품목’에 대한 관세를 새해부터 최대 50% 인상했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은 산업별 진흥 프로그램(PROSEC) 등을 통한 인센티브 유지 여부와 통관 과정에서의 추가 불이익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U 역시 수입산 철강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한 데다, 올해부터는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은 고급 판재 기술력과 US스틸의 현지 생산·유통망을 결합해 관세 장벽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업 생산은 2029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런 점에서 당장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 일본산 철강이 가격과 공급망에서 한국산보다 미국 시장 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산업탄소중립연구실장은 “지난해 미국과 유럽에서 줄어든 수출을 멕시코·브라질·튀르키예 등으로 만회했지만, 올해는 이들 시장에서도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해 한국산 철강 수요가 유지될지 미지수”라며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와 멕시코, 유럽까지 추가 관세를 적용하면서 수출 감소는 불가피한 만큼 이를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