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중국 정부가 일본산 반도체 원료 디클로로실란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나서겠다고 하자 일본 정부는 필요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대변인 격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전날 중국 정부의 디클로로실란에 대한 반덤핑 조사 발표에 대해 "타국 정부의 조사 등을 하나하나 언급하는 것은 삼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로서는 조사 대상 기업에 협력하며 상황을 주시해 (조사) 영향의 정사(精査·자세히 조사함) 등 필요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중국은 일본산 디클로로실란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디클로로실란은 주로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며, 실란 화학물과 실리콘 폴리머 등의 제조에도 활용된다.
이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한 보복 조치로 보인다. 지난 6일 대일 이중용도 품목(민·군 겸용이 가능한 물품) 수출을 금지하는 등 점차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한편 기하라 관방장관은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을 둘러싸고 중국 측이 중일 중간선 인근 중국 측 해역에서 이동식 굴착선을 새롭게 고정시킨 데 대해서도 항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측이 거듭 항의하고 있는데도 중국 측이 일방적인 개발 행위, 기정사실화 시도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극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2008년 중일 합의에 따라 조기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의 이동식 굴착선이 오키나와 본섬 북서쪽 약 400㎞ 해역에서 활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일본 해상보안청이 항행 경보를 내고 일본 외무성도 지난 2일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공식 항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해양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해역에서 거듭된 항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일방적인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양국은 2008년 해당 해역을 가스전 공동개발 구역으로 설정하고, 경계 확정 전까지 상호 법적 입장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실질적 공동개발은 진전되지 못한 상태다.
일본 정부는 중국이 합의를 무시한 채 독자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공동개발 구역 주변에 약 20기의 굴착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중국의 일방적 개발이 심화될 경우 채굴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과 중국은 동중국해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대륙붕 경계를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항의 사실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 공개됐다.
중국은 전날 일본을 상대로 희토류를 포함한 이중용도(민간·군용으로 모두 활용 가능한) 품목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일본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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