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332조 역대 최대치 달성
잘나갈 때 경쟁력을 더 끌어올려야
잘나갈 때 경쟁력을 더 끌어올려야
삼성전자의 실적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 고객사를 다변화하고 끊임없는 제품 혁신을 단행한 노력이 이러한 결실을 맺었다고 본다.
그러나 업황이 좋을 때일수록 냉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번 실적 호조가 삼성전자 자체 경쟁력 강화 덕분인지, 일시적 반도체 호황에 따른 것인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사업 경쟁력과 시장 상황은 따로 떼어 설명할 순 없다. 그러나 어느 비중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분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과거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왔을 때도 삼성전자는 엄청난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슈퍼사이클이 끝나자마자 반도체 가격 급락과 공급과잉 이슈에 빠져 실적이 악화된 적이 있다. 메모리 가격은 공급과 수요에 따라 급변하는 특성이 강하기 때문에 현재의 시장 호황이 영구적이라 착각해선 안 된다.
실적이 좋을 때 더욱 혁신에 매진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의 80%를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점이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돼왔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메모리 반도체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것이다. 이번 실적에도 드러났듯이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파운드리 사업은 적자 폭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손실 상태다. 메모리 호황기를 맞은 현시점이야말로 비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 경쟁력을 끌어올릴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정점에서 안주했던 글로벌 기업들은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자체 노력과 더불어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도와주지는 못할지언정 최근 이전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등 되레 훼방을 놓는 정치권이 볼썽사납기만 하다.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입해 추진 중인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호남으로 옮기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서다.
전력 공급 문제를 이유로 들고 있으나, 가당치 않다. 기업이 부지를 선정하는 결정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 리스크까지 감안해서 내린 의사결정일 것이다. 공사가 한창인데 이제 와서 정치권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무엇보다 경영 자율권을 침해하는 행위다.
반도체 산업은 속도가 생명이다.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실적의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위한 투자에 매진해야 한다. 아울러 정치적 논리로 삼성전자의 입지를 흔드는 것은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해치는 행위와 같다. 수십년간 구축된 협력사 네트워크, 인재 생태계, 글로벌 장비업체들의 공급망을 하루아침에 뒤집을 수는 없다. 허튼 발상을 접고 정부와 정치권은 반도체특별법을 속히 통과시켜 기업을 도와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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