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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폼 매년 '100억' 넘게 파는 남자… 김도영의 진짜 가치는 연봉이 아니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9 10:30

수정 2026.01.09 11:18

30경기 출전에 삭감은 '당연'… 예상보다 큰 삭감폭에 팬들 당혹
"당연하다" vs "너무 과하다" 갑론을박
연봉 삭감에 아쉬워할 시간 없어
아시안게임·WBC로 증명하면 '200억 잭팟'은 시간문제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파이낸셜뉴스] "연봉이 반토막 났다"
8일 야구계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제2의 이종범'이라 불리며 광주를 넘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던 김도영(KIA 타이거즈)의 연봉이 대폭 삭감됐다.

8일 다수의 언론을 통해 전해진 김도영의 2026시즌 연봉은 2억 5000만 원. 지난 시즌 5억 원에서 무려 50%나 깎여나간 금액이다.

2024년,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40도루라는 만화 같은 성적으로 정규시즌 MVP와 통합 우승을 이끌며 역대 4년 차 최고 연봉을 찍었던 그였기에, 이 낙폭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 리그 개막전 NC다이노스 대 KIA타이거즈의 경기, 3회 말 1사 주자 없음 상황에서 안타를 친 KIA 김도영이 왼쪽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덕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뉴시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 리그 개막전 NC다이노스 대 KIA타이거즈의 경기, 3회 말 1사 주자 없음 상황에서 안타를 친 KIA 김도영이 왼쪽 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덕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뉴시스

이유는 명확하다.

'부상'이라는 악령이다. 올 시즌 김도영은 두 차례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작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아무리 슈퍼스타라도 그라운드에 서지 못하면 평가는 차가울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삭감 폭이 너무 과하다"는 동정론과 "30경기 출전이면 삭감은 당연하다. 오히려 2억 5000만원도 많다"는 원칙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보자. 지금 김도영에게 이 2억 5000만 원의 삭감이 과연 '위기'일까. 단언컨대, 아니다. 그에게 이 돈은 훗날 그가 거머쥘 천문학적인 금액에 비하면 그저 '푼돈'에 불과하다.

김광현에게 호런을 때려낸 김도영.연합뉴스
김광현에게 호런을 때려낸 김도영.연합뉴스

김도영은 이미 '연봉'으로 가치를 증명할 단계의 선수가 아니다. 이미 걸어 다니는 기업이다.

그는 영스타 가운데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높은 선수다. KIA 타이거즈 내에서 그의 유니폼 판매량은 연간 100억 원을 훌쩍 넘긴다. 팀 내에서 그의 유니폼 판매량은 홀로 40%가 넘어간다. 2024년 집계 당시 43%가 김도영의 판매량이었다.

구단 입장에서 그는 단순히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구단의 상징이자 아이콘이다.

..그가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온다면? 이대호, 류현진이 기록한 금액을 경신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야구계 관계자들은 "김도영이 건강하게 풀타임만 소화한다면, FA때 총액 160억 원 이상의 가치는 우습게 넘어설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다. 시선은 이미 태평양 건너를 향해 있다.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의 눈빛은 예사롭지 않다. 최근 한국 야수들의 MLB 선호 현상은 뚜렷하다. 단순히 힘만 좋은 거포보다는 수비와 주루, 타격이 모두 되는 '내야수'를 원한다.

익명을 요구한 아메리칸 리그 모 구단 스카우트 "김도영이 포스팅 자격을 얻으면 이정후를 능가하는 금액을 받게 될 것이다. 김도영처럼 3루와 유격수를 보면서 40도루가 가능한 파워 히터는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미 고교 시절부터 다수의 구단이 김도영의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혜성, 송성문 모두 예상보다 괜찮은 대우로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해당 스카우터의 말은 충분히 설득력을 가진다.

김도영 광주동성고 시절 모습.사진=전상일 기자
김도영 광주동성고 시절 모습.사진=전상일 기자

즉, 김도영의 가치는 지금 당장의 연봉 고과 산정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가 가진 '압도적인 툴(Tool)' 그 자체에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2026년은 김도영에게 '돈'보다 중요한 것이 걸린 해다. 바로 '건강함'과 '병역'이다.

올해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만약 김도영이 보란 듯이 부활해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병역 혜택이라는 날개를 단 김도영의 가치는 계산기조차 두드리기 힘들 정도로 치솟게 된다.

지금의 연봉 삭감은 어쩌면 그에게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한 도움닫기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WBSC 프리미어12를 앞두고 열린 한국 야구대표팀과 상무의 연습경기, 8회말 2사 1루 상황 대표팀 김도영이 타격하고 있다.뉴시스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WBSC 프리미어12를 앞두고 열린 한국 야구대표팀과 상무의 연습경기, 8회말 2사 1루 상황 대표팀 김도영이 타격하고 있다.뉴시스

야구 국가대표팀 김도영이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1차 전지훈련을 위해 사이판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1
야구 국가대표팀 김도영이 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1차 전지훈련을 위해 사이판으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1

'슈퍼스타'는 시련을 먹고 자란다. 2025년의 아픔은 김도영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김도영은 최근 갸티비에 출연해 "KIA가 벌써부터 약해졌다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목표는 우승"라며 두 주먹을 불뀐 쥐었다. 김도영에게 중요한 것은 깎인 금액이 아니라 건강에 대한 확신이다. 건강만 하면 깎인 금액의 100배도 벌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한 선수다. 그 사실은 대한민국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다 안다.

삭감은 예상됐던 일이다. 다만 그 폭이 예상보다 컸을 뿐이다.
그 폭이 좀 더 크다 해서 풀 죽어 있을 시간이 없다.

김도영은 오늘 오전 WBC 1차캠프 참가를 위해 사이판으로 출국했다.
김도영의 야구는 아직 1회 말도 채 끝나지 않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