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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필요한 건 착한 사람"…故안성기 장남, 父편지 낭독하며 눈물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9 15:11

수정 2026.01.09 15:58

명동성당서 영결식.. 국민 애도 속 안성기 영면
고 안성기 영결식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렸다. 고인의 아들 안다빈씨가 인사말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사진=뉴스1
고 안성기 영결식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렸다. 고인의 아들 안다빈씨가 인사말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민 배우' 고(故) 안성기가 유족과 동료들의 눈물 속 마지막 배웅을 받으며 영면에 들었다.

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 파밀리아 채플에서 유족과 동료 배우들이 자리한 가운데 고인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다빈씨, 어릴적 아버지가 써준 편지 낭독하며 감사인사

안성기의 장남인 다빈씨는 이날 유족을 대표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다빈씨는 "아침 바쁘신 시간에 참석해 주시고, 배웅해 주신 분들께 가족을 대표해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며 "하늘에서도 영화인의 직업 정신을 이어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어렸을 때부터 신성한 곳으로 생각한 아버지 서재에 조심스레 들어갔다.

아버지가 안 계신 공간에 들어가 예전부터 버리지 않고 모아두신 걸 정리해 봤는데, 아마 기억은 안 나지만 다섯 살 때 아버지께서 편지를 써주신 게 있더라. 제게 써준 것이지만 우리 모두에게 남긴 것 같아 읽어보겠다"며 아버지가 어린 시절 자신에게 쓴 편지를 낭독했다.

다빈씨는 "다빈아, 네가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난 날 아빠를 꼭 빼어 닮은, 아빠 주먹보다 작은 너의 얼굴을 보는 순간 눈물이 글썽거렸지. 벌써 이만큼 커서 의젓해진 너를 보면 이 세상에 부러울 게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다빈이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항상 겸손하고 정직하며 넓은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자기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실패와 슬픔을 마음의 평화로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 야망과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하고, 끝없이 도전하면 나아갈 길이 보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생 필립이 있다는 걸 항상 기쁘게 생각하고 동생을 위해 기도할 줄 아는 형이 되거라. 이 세상에서 참으로 바꿀 수 없이 필요한 것은 착한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아라. 1993년 아빠가"라고 담긴 고인의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선했던 안성기의 삶... 국민적 애도 물결

안성기는 지난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해오다 이듬해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이후 재발해 회복에 전념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30일 음식물이 목에 걸린 채 쓰러져 중환자실에 의식불명 상태로 입원했고 6일 만인 지난 5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4세.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영화인장으로 5일장을 치렀으며, 장례가 치러지는 5일간 장례식장에는 각계 인사들이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정부는 고인이 별세한 날 대중문화예술 분야의 최고 영예인 금관문화훈장(1등급)을 추서했다.

이날 영결식에 앞서 서울명동성당 대성전에서는 고인의 안식을 기원하는 추모 미사가 열렸다.


미사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이준익 감독, 배우 현빈·정준호·박상원·변요한 등 각계 인사 6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 미사와 영결식이 끝난 뒤 운구 행렬은 장지인 양평 별그리다로 향했으며, 유족과 동료 배우들을 비롯한 시민들이 명동성당을 떠나는 운구차에 인사하며 고인을 떠나보냈다.


한편 안성기는 지난 1957년 영화 '황혼열차'를 통해 아역배우로 데뷔해 69년간 170여 편에 출연하며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국민 배우로 사랑받았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