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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력 만족한다"는 감독 vs "최악의 경기"라는 팬... 이민성호, 레바논전이 심판대다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09 21:00

수정 2026.01.09 21:00

이민성 한국 U-23 축구 대표팀 감독.KFA 제공
이민성 한국 U-23 축구 대표팀 감독.KFA 제공

[파이낸셜뉴스] "만약 레바논전마저 꼬인다면? 상상하기도 싫은 '리야드 참사'다."
6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 지금은 그런 거창한 목표를 논할 때가 아니다. 당장 조별리그 통과조차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이 벼랑 끝에서 레바논을 만난다.

한국은 10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사우디 리야드에서 레바논과 2026 AFC U-23 아시안컵 C조 2차전을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의 우위라지만, 1차전 이란전의 충격적인 경기력을 목격한 팬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이란전 0-0 무승부 직후 이민성 감독은 "결과는 아쉽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원하는 플레이가 나왔다"며 선수단을 감쌌다. 하지만 팬들의 온도 차는 극명하다. "유효슈팅 하나 없이 90분을 날려놓고 만족이라니", "일본은 5골을 넣는데 우리는 골대 근처도 못 간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1차전에서 보여준 한국의 축구는 그야말로 '무색무취'였다. 전술적 색채는 실종됐고, 투박한 롱볼 축구만 반복했다. 이번 레바논전에서 확실한 승리, 그것도 다득점 승리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 감독을 향한 비판의 화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상황은 최악이다. '중원의 사령관' 강상윤(전북)이 첫 경기 28분 만에 쓰러졌고, 최전방 스트라이커 김태원(도야마)마저 부상으로 이탈했다. 차라포가 다 떨어진 셈이다.

7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알샤바브 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0대0 무승부를 기록한 양 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7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알샤바브 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대한민국과 이란의 경기, 0대0 무승부를 기록한 양 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제공

하지만 이것이 면죄부가 될 순 없다. 한국은 이번 대회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주전 한두 명이 빠졌다고 레바논 같은 약체에게 고전한다면, 애초에 우승 자격이 없는 것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상대를 물어뜯어야 한다. 정승배, 정재상 등 교체 자원들이 '미친 활약'을 보여줘야 할 때다.

방심은 금물이다. 레바논은 1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2-3으로 졌지만, 저력을 보여줬다. 특히 경계대상 1호는 '레오나르도 파라 샤힌'이다.

스웨덴 태생으로 스웨덴 연령별 대표를 거친 이중국적 선수인 샤힌은 우즈벡전에서 홀로 2골을 몰아쳤다. 피지컬과 결정력이 탈아시아급이라는 평가다. 한국 공격진이 90분 내내 침묵할 때, 샤힌은 강호 우즈벡을 상대로 멀티골을 꽂아 넣었다.

이란전에서 유일하게 합격점을 받은 수비진이 이 '괴물 용병'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한국 축구는 리야드에서 짐을 싸야 할지도 모른다.

경우의 수는 복잡할 것 없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만약 비기거나 진다면, 최종전 상대는 '우승 후보' 우즈베키스탄이다. 사실상 탈락 위기에 몰리게 된다.

팬들은 더 이상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나 '아쉬운 무승부'를 원하지 않는다. 시원한 골, 그리고 승리만이 돌아선 팬심을 되돌릴 유일한 열쇠다.
이민성 호의 운명이 레바논전 90분에 달렸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