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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동안 수장 지켜온 김영민 물러나고
38년 근무한 창립멤버 김상경 대표 취임
이차전지·디스플레이 장비 시장 침체로
4년간 영업이익 하락...2024년엔 적자
노스볼트 파산 쇼크로 손실 2543억원
업황 개선 반도체 장비 매출 비중 낮아
[파이낸셜뉴스] 에스에프에이가 무려 13년 만에 수장을 바꾸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병오년 한해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올해도 글로벌 시장 침체가 예상되는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장비 중심 사업 구조로 인해 수익성 회복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스에프에이는 지난달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김상경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지난 2012년부터 13년 동안 에스에프에이 수장을 맡아온 '장수 CEO' 김영민 대표는 이번 인사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13년 만에 수장 교체 '강수'뒀지만
김영민 전 대표가 재무전문가인 것과 달리 김상경 신임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이다. 김영민 전 대표는 포스코와 베인앤컴퍼니, 씨티그룹 등을 거쳐 2009년 에스에프에이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합류했다. 이후 2012년부터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뒤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계에서는 매우 드물게 10년 이상 전문경영인으로 자리를 이어왔다.
반면 김상경 신임 대표는 엔지니어로서 에스에프에이에서만 38년 동안 근무해온 정통 ‘에스에프에이맨’이다. 김상경 신임 대표는 영남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입사했다. 이후 1998년 삼성테크윈에서 공정자동화사업부가 분사하면서 신설법인 에스에프에이로 이동했다.
김상경 신임 대표는 에스에프에이에 합류한 뒤 2013년까지 공정장비 연구·개발(R&D)을 총괄하며 기술적 토대를 세우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공정장비사업부를 총괄했다. 이 기간 동안 디스플레이 장비에 이어 이차전지 장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4년부터 최근까지 물류시스템사업부를 진두지휘했다.
수익성 개선 불투명...회복은 미지수
하지만 '김상경호'가 가야 할 길은 탄탄대로가 아닌 험로가 예상된다. 우선 수익성 개선이라는 암초가 있다. 에스에프에이는 △스토커(Stocker) △OHT(Overhead Hoist Transport) △AGV(Automated Guided Vehicle) 등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공정에서 유리기판 혹은 웨이퍼를 이송하고 분류, 저장하는 공정자동화(Fab Automation) 장비에 주력한다. 이차전지 부문에서는 공정자동화 장비와 함께 검사장비에도 강세를 보인다.
에스에프에이는 노광장비와 증착장비, 식각장비 등 공정장비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공정자동화 장비에 주력하면서도 과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보이며 선전했다. 지난 2021년에는 매출액 1조5649억원에 영업이익 1889억원을 올리며 이익률 12%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매출액이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하락했다. 에스에프에이 매출액은 △2022년 1조6843억원 △2023년 1조8812억원 △2024년 2조454억원 등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021년 188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1609억원, 2023년 855억원 등 하락세가 뚜렷하다.
특히 에스에프에이는 매출액 2조원을 돌파한 2024년에는 손실 479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는 당시 거래처인 유럽 이차전지 업체 노스볼트가 파산하면서 떠안았던 손실 2543억원을 일시에 반영한 결과였다.
하지만 에스에프에이가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글로벌 시장 정체가 이어지는 부문 비중이 높다는 한계로 인해 단기간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에스에프에이가 2025년 3·4분기까지 거둬들인 본사 기준 매출액 6181억원 가운데 이차전지 장비와 디스플레이 장비 비중은 각각 45%, 22%를 기록하며 사업부문 중 각각 1위, 2위를 차지했다.
반도체 장비 비중 높일수 있을까
반면 올해 사상 처음 전 세계 시장 1조달러(약 1480조원) 돌파가 예상되는 반도체 장비 비중은 미미한 상황이다. 같은 기간 반도체 장비 매출은 999억원에 비중은 16%에 머물렀다.
이와 관련 지난해 11월에는 에스에프에이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던 2대주주 국민연금이 38만1757주를 처분해 지분율을 5.35%에서 4.29%로 1%p 이상 낮추기도 했다. 지난 2009년 첫 투자 이후 꾸준하게 5~7%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이 4%대로 지분율을 낮춘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에스에프에이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장비 비중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여기에 전기자동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에서 벗어나 이차전지 시장이 어느 정도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스에프에이는 디와이홀딩스가 40.98%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디와이홀딩스는 1966년 동양엘리베이터로 시작했다. 이후 2003년 주력 사업인 엘리베이터 사업부를 독일 티센크르푸에 매각한 뒤 관련 사업을 정리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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