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골 폭죽 터졌지만... 승장의 표정은 '싸늘했다
"경기 임하는 자세 잘못됐다"
이 수비론 우즈벡 감당 못 해... 승리 덮어버린 '2실점 공포'
"경기 임하는 자세 잘못됐다"
이 수비론 우즈벡 감당 못 해... 승리 덮어버린 '2실점 공포'
[파이낸셜뉴스] 4골을 퍼부으며 승점 3점을 챙겼다. 전광판 점수는 분명 4-2 대승이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이민성 감독의 표정은 승장의 여유가 느껴지지 않았다.
승리의 기쁨은 잠시였다. 이 감독은 인터뷰 내내 '승리'라는 단어보다 '반성'과 '태도'를 더 많이 언급했다.
당장의 1승보다, 다가올 우즈베키스탄전에서의 참사를 막기 위한 사령탑의 섬뜩한 경고였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알샤밥 클럽 스타디움에서 열린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레바논을 4-2로 제압했다. 지난 이란전 무승부(0-0)의 답답함을 씻어내는 다득점 경기였다.
하지만 이민성 감독은 마냥 웃지 못했다. 수비 집중력 붕괴가 뼈아팠기 때문이다. 한국은 약체로 평가받는 레바논에게 두 골이나 허용하며 흔들렸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승리한 선수들에게 축하를 건네고 싶다"고 운을 뗐지만, 이내 목소리를 낮췄다. 그는 "우리가 더 발전하는 팀이 되기 위해서는 오늘 허용한 2실점을 뼈아프게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한 실점이 아니라, 수비 조직력의 균열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더 큰 문제는 '정신력'이었다. 승리가 확실시되자 집중력을 잃고 흐트러진 선수들의 모습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감독은 작심한 듯 쓴소리를 뱉었다.
"막판에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잘못됐다. 이런 점을 반드시 고쳐서 우즈베키스탄전을 준비하겠다."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서 안일하게 플레이하다가는, 조별리그 최강자인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처참한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린 발언이었다.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수비 라인을 이끌었던 이현용(수원FC) 역시 감독의 분노를 이해했다. 이현용은 "승리해서 다행이고 4골을 넣은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2실점 한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선수단 내부에서도 수비 불안에 대한 위기감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물론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전반전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은 후반 들어 측면 크로스를 적극 활용하며 활로를 뚫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이 패턴을 가다듬으면 계속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며 공격 전술 변화에는 합격점을 줬다.
하지만 4골의 화력쇼 뒤에 가려진 '수비 불안'과 '멘탈 이슈'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이민성 감독은 "당장 조 1위보다는 조별리그 통과가 목표"라며 "최종전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이기고도 혼난' 이민성호가 다가올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달라진 정신 무장을 보여줄 수 있을지, 팬들의 우려와 기대가 섞인 시선이 쏠리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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