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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다카이치, 중의원 해산 검토..희토류 사태 돌파 노림수?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11 15:42

수정 2026.01.12 09:34

여야, 갑작스런 해산설에 선거 준비 ‘총력’…2월 중순 투표 유력
지지율 70%대에 조기 해산 카드…중일 갈등·희토류 리스크 돌파 노림수
총선 패배 시 정권 위기 가능성…자민당 낮은 정당 지지율 ‘불안 요인’
조기 해산설에 시장 출렁…엔화 약세·닛케이 선물 급등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출처=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는 23일 열리는 정기 국회에서 조기 중의원 해산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내각 출범 이후 3개월 만으로 집권 자민당 내에서도 '깜짝 결정'이라는 반응이다. 70%대의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다카이치 내각이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중일 갈등 국면 타파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중의원 해산 이후 치러질 총선에서 패할 시 내각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여야 '중의원 선거 준비 속도전'..2월 중순 투표 유력

11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여야는 다카이치 총리가 오는 23일 소집될 예정인 정기국회 초기에 중의원을 해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요미우리신문 보도가 나오자 일제히 중의원 선거전 준비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집권 자민당의 고바야시 다카유키 정조회장은 전날 나가사키현 시마바라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의원 해산은 총리의 전권 사항"이라며 "초선 이후, 선거 다음 날이라도 '항상 전장에 있다'는 마음으로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하고 있는 일본유신회의 후지타 후미타케 공동대표도 이날 기자들에게 다카이치 총리로부터 중의원 해산 관련 연락을 받지 않았다면서도 "(해산 여부는) 총리가 최종적으로 결정할 일"이라며 "태세를 확실히 갖추겠다"고 밝혔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물가 대책 및 경제 정책을 중의원 선거 쟁점으로 삼겠다며 "확실히 각오를 다지고 임하겠다"고 말했다.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물가 대책과 (신년도) 예산의 연내 성립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놀랐다"고 말했고 공명당의 사이토 데쓰오 대표도 "(해산이) 사실이라면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정기국회 초기 중의원 해산에 대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총무성 자치행정국 선거부 관리과는 전날 각 도도부현 선거관리위원회에 중의원 선거를 준비하라는 '행정 연락'을 취했다.

중의원 해산이 단행될 경우 총선 일정은 '1월 27일 선거 공시 후 2월 8일 투표'와 '2월 3일 선거 공시 후 15일 투표' 등 두 가지 안이 유력시된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70% 지지율 업고 중의원 해산..'희토류 수출금지' 악재 돌파 이유도

일본 국회는 임기가 6년인 참의원(상원)과 임기 4년인 중의원으로 구성된다. 참의원은 임기가 보장되지만 중의원은 총리가 언제든 해산할 수 있다. 중의원 해산은 총리의 가장 강력한 권한으로 시의 적절히 사용하면 권력 기반을 한층 공고히 할 수 있다.

1955년 11월 자민당이 결성된 이후 중의원 해산은 22번 있었다. 총리 취임 후 해산한 경우는 16번이며 이 중 9번이 내각 발족 후 1년 이내였다. '1~2년 내'는 5번, '2~3년 내'는 2번이었다. 총리 취임 이후 첫 해산 시점은 평균 343일째다. 이날 기준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83일째를 맞았다.

다카이치 총리가 조기에 중의원 해산 검토에 나선 배경에는 높은 내각 지지율이 있다.

지난 10월 발족한 다카이치 내각은 최근 7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최근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는 지난달 73%로 출범 직후인 지난 10월(71%)보다 지지율이 올랐다.

이 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조기에 국민의 신임을 묻는 승부수를 던져 정권 기반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민당은 현재 중의원 465석 가운데 199석으로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일본유신회의 34석을 합쳐 과반(233석)을 겨우 맞추고 있다. 자민당은 국민민주당(27석)을 연립에 끌어들이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만일 자민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중의원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 다카이치 내각이 국정 운영의 키를 확실하게 쥘 수 있게 된다.

중일 갈등의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총선 승리로 구심력을 높여 중국에 대응할 필요성도 중의원 해산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정기국회 개회 직후 중의원 해산론'이 부상한 것은 최근의 일"이라며 "그 배경 중 하나는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둘러싼 일중 관계 악화"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주 일본을 겨냥한 이중목적 품목의 수출 금지를 발표한 가운데 수출 금지 대상에 희토류 포함 가능성이 커지면서 총리 관저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는 "이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정기국회 예산위원회에서 야당의 공세가 강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여기에 불상사가 발생할 경우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도 개회 직후 중의원 해산론에 힘이 실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막식이 열린 8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중국이 다음 개최 도시인 나고야(일본)의 국기가 게양되고 있다.사진=뉴시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막식이 열린 8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중국이 다음 개최 도시인 나고야(일본)의 국기가 게양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총선 패배시 정권 위기..자민당의 낮은 지지율도 '불안'

다만 조기 해산 이후 치러지는 총선에서 패하면 정권이 위기를 맞을 수도 있어 '양날의 검'이란 지적도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전임인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도 취임 직후인 지난 2024년 10월 중의원을 해산해 총선거를 치렀지만 자민당이 당시 선거에서 패배하며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돼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중의원 임기가 절반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 공백을 감수하고 나선다면 '당리당략'을 우선했다는 이미지가 두드러지면서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 1992년 이후 정기 국회가 1월 소집된 시점에서 회기 개회 직후 중의원이 해산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정권 핵심 인사는 "물가 대책이 국민에게 체감되지 않는 상황에서 예산안을 날려버리면 궁극적으로 '자기 편의에 따른 중의원 해산'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중의원 해산 검토 보도가 나오자마자 야당에서는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입헌민주당 노다 대표는 이날 기자단에게 "물가 대책을 말하면서 정치적 공백을 만드는 움직임이다. 논리도 명분도 없다"고 지적했고 국민민주당 다마키 대표도 "물가 상승 대책으로 포함된 다양한 정책의 성립이 늦어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공명당의 사이토 대표 역시 "(본예산의) 연내 성립이 거의 불가능해지는 상황까지 만들어 놓고 왜 지금 해산인가"라고 반문했으며 레이와신센구미 구시부치 마리 공동대표도 "국민 생활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전혀 눈을 두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공행진'하는 내각 지지율과 달리 자민당 지지율은 지지부진해 총선 결과가 불안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요미우리문 여론 조사에서 자민당의 지난달 지지율은 30%로 이시바 전 총리 때 자민당이 참패한 총선거 전만도 못한 상황이다.

투·개표일까지 약 한 달 정도의 초단기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야 모두 후보 공천 및 선거구 조정과 같은 난제를 짧은 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집권 자민당은 그동안 조기 해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후보 공천을 진행해왔으며 남은 공백 지역은 약 30곳이다. 다만 연정을 구성하고 있는 일본유신회와 경합하는 선거구 조정에는 착수하지 못한 상태다.

재정 확대 기대에 엔화 1년 만에 '최저'·닛케이선물 '급등'

한편 조기 중의원 해산 검토 소식이 전해지자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은 출렁였다.

보도가 나온 직후인 지난 9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당 157엔 중반에서 158.20엔까지 급락하며 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해산 이후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재정 지출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며 재정 악화 우려가 깊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재정 확대에 따른 경기 부양 기대감에 주식시장은 환호했다.
지난 10일 새벽 오사카증권거래소의 야간 거래에서 닛케이평균선물 3월물이 전거래일 대비 1510엔 높은 5만3590엔으로 장을 마쳤다. 장 중 한 때 5만3860엔까지 오르면서 약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날 닛케이225평균지수 종가(5만1939)를 1900이나 웃돈 수준이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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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