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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패소 시 290조 토해내야...14일 관세 적법 판결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11 14:19

수정 2026.01.11 14:18

패소 시 미 재정 파탄 수준 환급 대란 예고 보수 대법관들마저 회의적 분위기 백악관, 더 강력한 '플랜 B'로 맞불 놓을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이달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대한 적법성 여부를 판결할 전망이다. 지난 9일 선고 목록에서 제외됐던 이번 사건은 대통령의 경제 비상권한 범위를 확정 짓는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통상 환경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트럼프 측이 패소할 경우 미국의 관세 환급금은 최대 290조원이 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지난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의 해석에 있다. 트럼프는 재집권 직후 무역 적자와 펜타닐 유입 등을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이 법을 근거로 거의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기업들과 일부 주 정부는 관세 부과권이 의회의 고유 권한임을 강조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통령이 '비상사태'라는 명분을 앞세워 입법권과 헌법적 질서를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앞서 하급심 법원들은 트럼프가 권한을 남용했다고 판결하며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대법원 구성은 보수 성향 대법관이 우위에 있으나 지난해 진행된 구두 변론에서 대법관들은 정부 측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구조적인 무역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상사태 대응법'을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법 취지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집중됐다.

트럼프는 "대법원이 관세에 제동을 거는 것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기 파괴적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법부의 판단이 행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와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워싱턴 정가의 긴장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만약 대법원이 상호 관세를 위법으로 확정할 경우 미 재무부는 수입업체들이 납부한 관세를 환급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외신과 경제 분석기관들은 환급 규모가 약 1355억달러에서 최대 2000억달러(약 29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미국 재정에 막대한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관세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했던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대대적인 환급 소송과 회계 조정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백악관은 패소 가능성에 대비해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나 '무역법 301조' 등 다른 법적 근거를 활용한 우회로를 찾고 있다. 판결 결과와 관계없이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 기업들도 14일 판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법으로 결론나면 당장의 관세 부담은 줄어들 수 있지만 미 정부가 더 강력하고 변칙적인 통상 압박을 가해올 가능성이 있어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은 불확실성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통상 갈등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며 "판결 직후 발표될 백악관의 후속 조치와 보복성 입법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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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