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14일 ‘美관세 적법성’ 판결… 트럼프 패소땐 290조원 뱉어내야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11 18:25

수정 2026.01.11 18:25

美연방대법원, 이틀후 최종 판결
국제비상경제권한법 해석에 달려
위법땐 관세 환급 규모 2000억弗
재무장관 "환급 감당할 여력 있어"
미국 연방대법원이 이달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에 대한 적법성 여부를 판결할 전망이다. 지난 9일 선고 목록에서 제외됐던 이 사건은 대통령의 경제 비상권한 범위를 확정 짓는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통상 환경의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트럼프 측이 패소하면 미국의 관세 환급금은 최대 290조원이 넘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재판의 쟁점은 지난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의 해석에 있다. 트럼프는 무역 적자 등을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이 법을 근거로 거의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대해 기업들과 일부 주 정부는 관세 부과권이 의회의 고유 권한임을 강조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대통령이 '비상사태'라는 명분을 앞세워 입법권과 헌법적 질서를 침해했다는 주장이다. 앞서 하급심 법원들은 트럼프가 권한을 남용했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구성은 보수 성향 대법관이 우위지만 지난해 진행된 구두 변론에서 대법관들은 정부 측 주장에 회의적이었다. '비상사태 대응법'을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법 취지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집중됐다.

트럼프는 대법원의 제동을 거는 것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기 파괴적 행위"라며 반발했다. 사법부 판단이 행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와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워싱턴 정가의 긴장도 고조됐다. 미국 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긴박해졌다. 1000개 이상의 기업이 관세 환급 요구 소송을 제기했거나 준비 중이다. 여기에는 코스트코, 굿이어 타이어 등 미국 내 대형 유통·제조업체는 물론 삼성과 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들도 포함됐다. 관세국경보호국(CBP)을 상대로 한 환급 소송이 봇물을 이뤄 미 사법 체계가 유례없는 과부하를 맞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상호 관세의 위법 판결이 나오면 미 재무부는 수입업체들이 납부한 관세를 환급해야 한다. 환급 규모는 1355억달러에서 최대 2000억달러(약 29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재무부가 보유한 자금이 7740억달러에 달한다"며 "어떤 환급금도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향후 트럼프는 강력하고 변칙적인 통상 압박을 가해올 가능성이 있다. 백악관은 패소 가능성에 대비해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 ‘무역법 301조’ 등 법적 근거를 활용한 우회로를 찾고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동일한 효과를 낼 다양한 법적 메커니즘을 보유하고 있다"며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대미 투자 이행과 연계된 통상 합의도 재협상 도마에 오를 수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은 새로운 통상 갈등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며 "백악관의 후속 조치와 보복성 입법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