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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원화마켓 대주주 지분 ‘15% 룰’ 추진 논란… 업계 "사유재산권 침해·이중 규제"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11 18:33

수정 2026.01.11 18:33

"창업자 보유 지분 강제 매각해야"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을 통해 원화 기반 가상자산거래소(원화마켓)의 대주주 지분을 15~20%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업계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른바 '15% 룰'이 법제화될 경우, 원화마켓 창업자들은 보유 지분을 강제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간기업의 지분을 사후 강제 조정하는 것은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을 낳아 향후 입법 과정에서 뜨거운 갑론을박이 예상된다.

11일 당국 및 국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에 원화마켓 지배구조 개편 내용을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개편안 핵심은 원화마켓을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와 유사한 시장 인프라로 규정하고, 대주주 지분 한도를 15% 내외(최대 20%)로 제한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약 1100만명 이상이 계좌를 보유한 원화마켓의 소수 창업자 및 주주에게 수수료 등 운용수익과 의사결정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함께 물리적 지분 분산을 검토하고 있다. 원화마켓을 한국거래소(KRX), 대체거래소(ATS) 등과 동일선상에 놓고 엄격한 소유 제한 잣대를 들이댄 셈이다. 자본시장법상 ATS는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ATS의 의결권 있는 주식의 15%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ATS와 동일한 규제가 확정될 경우 원화마켓 지배구조는 강제 재편이 불가피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송치형 회장은 약 25% 내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5% 룰'이 적용되면 송 회장은 약 10% 이상의 지분을 시장에 강제로 매각해야 한다. 코인원 차명훈 의장도 5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이다. 빗썸과 코빗 역시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홀딩스나 모기업의 지분율 조정 압박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배제한 채 특정 시한 내 지분을 강제 매각해야 한다면 징벌적 조치에 가깝다"며 "벤처로 출발해 가상자산거래소를 키워온 민간 기업에 소급 입법을 적용해 지분을 뺏는 것은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규제가 가시화되면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을 비롯해 이중 규제, 글로벌 경쟁력 약화 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게다가 유사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증권사의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받지만, 지분 소유 상한선 규제는 받지 않는다.

글로벌 크립토 생태계와 격차도 더욱 벌어질 것이란 우려도 높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나스닥 상장 이후 다양한 기관 투자자들이 주주로 참여한 가운데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CEO)가 다수의 의결권을 가진 주식을 통해 여전히 리더십을 행사하고 있다.
시장 자금과 창업자 겸 CEO의 리더십이 결합된 지배구조 속에서 사업 확장과 신사업 투자를 병행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NASDAQ) 역시 민간 상장 기업으로 인위적인 지분 소유 제한은 없다.


익명을 요구한 블록체인 전문 변호사는 "급변하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등 글로벌 공룡들과 경쟁하려면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수적"이라며 "원화마켓을 주인 없는 회사(소유분산 기업)로 만들 경우 관치 금융의 폐해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