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사설] '2% 성장' 목표, 노동.교육개혁 없인 공염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11 19:12

수정 2026.01.11 19:12

잠재성장률 0%대 떨어질 우려 커
생산성·체질개선에 역량 집중해야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2%선으로 끌어올려 경제 대도약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사진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년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2%선으로 끌어올려 경제 대도약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사진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2026년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2%선으로 끌어올려 경제 대도약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지난 9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재정경제부가 밝힌 내용이다. 이 대통령은 "올해는 이재명 정부가 경제 운영을 제대로 책임지는 첫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난해 성장률이 1%대에 그친 상황에서 1년 만에 두 배에 이르는 성장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다. 불과 한 달 전 업무보고에서 재경부는 올해 성장률이 '1.8%+α'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 역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1.8% 안팎으로 보고 있다. 결국 '2% 성장'은 객관적 전망치라기보다 정부의 정책 의지와 기대가 반영된 목표치에 가깝다.

이 같은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부의 복안은 세제 혜택과 금융 지원으로 요약된다. 초혁신경제 구현을 위한 선도 프로젝트에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6000억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생산적인 분야로 자금이 흘러가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한국형 국부펀드를 통해 다양한 산업에 적극 투자해 성과를 내고, 이를 다음 세대에 넘겨주겠다는 구상도 재차 강조했다.

다만 이러한 정책수단이 단기적 부양책에 머문다면 한계는 분명하다. 산업 지원과 재정 투입도 중요하지만 더 시급한 과제는 나라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일이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역대 정부를 거치며 약 1%p씩 하락해 왔고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30년대에는 1% 안팎, 2040년대에는 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초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재정을 쏟아부어 성장률 수치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그칠 공산이 크다.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 교육, 금융, 복지 등 사회적 저항이 큰 분야에 대한 구조개혁이 불가피하다.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인력이동을 가로막아 생산성 향상을 제약하고, 교육시스템의 비효율은 산업 수요와 인재공급 간의 불일치를 심화시킨다. 금융자금이 부동산 자산에 묶여 있는 한 혁신기업은 충분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고령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복지체계 역시 재정 부담을 키워 미래 성장을 제약한다. 이들 분야의 개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위험요인을 관리하는 일 역시 병행돼야 한다. 재경부는 거시경제 측면에서 외환·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과 가계부채, 새마을금고 관련 리스크가 잠재해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위험요인이 단기 충격에 그치지 않고 서로 맞물리며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선제적 점검과 투명한 정보공개, 책임 있는 대응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시장 불안은 빠르게 증폭될 수 있다.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반면 대만의 1인당 GDP는 4년 연속 증가했다.
경쟁국이 산업 고도화와 수출구조 다변화를 통해 성과를 내는 동안 우리는 구조개혁을 미뤄온 대가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일시적 경기부양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생산성 제고와 경제체질 개선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위기의 경고음에 즉각적으로 대응해 근본처방을 마련하는 것이 지금 정부의 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