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연간 12조 역대 최고치
저임금 단기 일자리 되풀이 안돼
저임금 단기 일자리 되풀이 안돼
역대 정부에서도 청년실업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숫자상으로 취업률 부풀리기에 급급했다. 대통령이 강조하니 해당 부처들은 어떻게 해서든 통계 수치로 보여줘야 했다. 가장 쉽게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은 공공일자리를 늘리는 것이었다. 이는 일시적 숫자 채우기에 불과했다. 단기간 인턴으로 일하다 정규직으로 이어지지 못해 좌절만 안겨줬을 뿐이다.
그나마 얻은 일자리들도 업무 수행능력을 전수받을 수 있는 직무가 아니라 단순 행정보조와 같이 질이 낮았다. 탁상행정의 전형이었던 것이다. 결국 공공일자리에 의존한 정책은 저임금 단기일자리에 의한 숫자 부풀리기였다는 비난과 함께 실패로 끝났다. 이제 고용정책은 양보다는 질에 중점을 둬야 한다.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과거의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
또 다른 상투적 처방은 기업들에 채용을 늘리라고 요청하는 것이다.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이 10대 그룹 총수 또는 임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고용 확대방안을 논의하는 식이다. 그러나 기업들에 채용을 독려하는 것만으로 구조적 고용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 어차피 기업들은 시장 상황과 경영여건에 따라 실제 필요한 인력을 채용한다. 정부의 눈치를 보며 뽑는 것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청년들의 취업난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인공지능(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고용시장의 판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 반복업무는 물론이고 전문직 영역까지 AI가 인간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는 일자리 감소를 넘어 노동시장 전체의 구조재편을 의미한다. 이런 시대에 과거와 같은 임시방편적 대책으로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말로만 청년실업을 걱정하고 임기응변식 대책에 의존할 때가 아니다. 청년일자리는 국민 삶의 기반이자 국가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 탁상행정식 접근으로 해결하려 할 때가 아니다. 산업 생태계의 변화부터 파악해야 한다. 쇠락하는 제조업과 신규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추산해 교육시켜야 한다. 그래야 미스매칭을 줄일 수 있다. 교육제도 전반의 개혁을 서둘러 청년실업의 구조적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 지금 구조개혁의 고삐를 죄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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