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SNS는 젊은 세대의 전유물? 이들을 보면 절대 이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뒤 이젠 '시니어'가 된 스타들 중에서도 SNS, 특히 유튜브 채널 운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시니어 스타들은 왜 유튜브 활동에 열과 성을 다할까. [유튜버로 인생2막]을 통해 그들을 직접 만나 유쾌하면서도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송승환은 아홉 살이던 1965년 데뷔해 드라마와 영화, 연극 무대는 물론, MC, 라디오 DJ 등 다양한 분야를 통해 대중과 호흡해 왔다. 그의 지난날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코로나19로 무대가 줄어든 상황에서 송승환은 또 한 번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는 유튜브 '원더풀 라이프' 채널을 열었다. 배우, 희극인, 가수 등 무대에 열정을 쏟은 원로 예술가들의 '원더풀'한 인생을 돌아보고 영상으로 기록하는 인터뷰 코너다. 송승환은 한국의 훌륭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많은 타이틀을 가졌지만, 송승환은 그 무엇보다 '배우'이고 싶은 바람을 밝혔다. 데뷔 60주년을 넘어, 올해 칠순을 맞는다는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연기를 할 수 있었던 삶이 감사하다고 했다.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계속 일을 하던 사람이라 멍하니 있으면 존재감이 없어지는 느낌이 든다. 주변에서 유튜브 이야기를 하길래 뭘 할지 생각하다가, 대중문화 예술인들의 아카이브(자료 기록 및 보관)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후배들과 이야기해 보면 말론 브랜도는 알아도 한국의 배우는 잘 모르더라. 한국의 훌륭한 배우들을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그분들을 아카이빙 하는 공간을 만들면 어떨지 생각했다.
-배우가 배우를 인터뷰하는 성격의 콘텐츠로 시작했다.
▶아역 때부터 일을 시작했으니까 어릴 때부터 선배들, 선생님들과 작업을 많이 했다. 분장실이나 촬영장, 숙소에서 나눴던 재미있는 이야기나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지 않나. 그걸 자신이 직접 카메라 앞에서 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그러면서 오현경, 이순재 선생님들을 만났다. 아무래도 잘 아는 사이니까 그분들도 저를 편하게 생각하신다. 이순재 선생님은 예정된 두 시간을 지나서 세 시간이 흘렀는데도 "더 안 하냐"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하고 싶은 말씀이 많으신 거지. 박정자 선생님도 "송승환을 만나면 무장 해제돼서 다 털어놓게 되더라'고 하셨단다. 대본도 연출도 없다. 제 머릿속에 있는 것들, 사전에 정리한 내용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받는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다가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유튜브 매체는 어떤 차이점이 있나.
▶원래도 공연 제작을 많이 해와서 '제작' 분야가 낯설지는 않다. 그냥 유튜브로 바뀌었다는 점은 느낀다. 출연하는 분들은 아무래도 기성 매체보다 심적으로 편안하다. 수많은 스태프나 스튜디오가 주는 압박감이 있는데 유튜브는 그런 게 없으니까 더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다. 유튜브는 자기 생각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시청률이 나올만한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내보낼 수 있다.
-댓글을 보면 젊은 세대 구독자들의 반응도 많다.
▶공연계 방송계 후배들이 정말 많이 보더라. 후배들이 '그 선배님이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면서 신기해하거나 과거의 작품을 찾아보기도 하더라. 내가 생각한 아카이빙 목적을 달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연자 기준이 있나.
▶처음에는 70세 이상이었는데 올해는 60세 이상으로 기준을 낮췄다. 그래도 환갑은 넘어야 인생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겠나.(웃음) 그리고 배우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
-이순재, 전유성 등이 지난해 별세하면서 '원더풀 라이프'에서 이들이 했던 이야기가 다시 관심을 받기도 했다. '기록'의 의미를 되새겼을 것 같다.
▶('원더풀 라이프'에 출연한) 오현경, 이순재, 현미, 전유성, 이상용 선배님 같은 분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기록을) 남겨놓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분들을 예전부터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인터뷰라는 형식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어서 다행이다.
-어째서 '원더풀 라이프'인가.
▶ 배우로 살았다는 건 결국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했다는 의미이고 좋아하는 일을 평생 하면서 살았다는 것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행복한 거다. 그 삶에 고비가 있었겠지만, 자기가 가진 재능을 바탕으로 평생을 산 분들 아닌가. 나도 배우이지만 공연 연습을 하는 지금이 제일 즐겁고 재미있다. 같은 작품이어도 다른 역할을 맡기도 하고 또 매일 새로운 무대처럼 느껴진다.
<【유튜버로 인생2막】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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