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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 임박했나"…'심판의 날' 비행기, 51년 만에 LA 착륙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13 08:21

수정 2026.01.13 09:16

미군 전략사령부가 지난 2020년 SNS에 공개한 핵공중지휘통제기 E-4B. /사진=뉴시스
미군 전략사령부가 지난 2020년 SNS에 공개한 핵공중지휘통제기 E-4B.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군의 공중지휘통제기 ‘E-4B나이트워치’가 51년 만에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에 내렸다. 핵전쟁 시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탑승해 전쟁을 지휘해 일명 '하늘을 나는 백악관'이라 불리는 전략 자산이 민간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늘을 나는 백악관'이라 불리는 전략자산, 민간공항 착륙

미국 LA타임스, 뉴욕포스트와 항공 전문매체 등은 E-4B가 지난 9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LAX)에 착륙했다가 하루가량 머문 뒤 이륙했다고 전했다. 1974년 운용을 시작한 이후 E-4B가 LAX에 착륙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심판의 날' 항공기라 불리는 E-4B의 공식 명칭은 ‘국가공중작전센터(NAOC)’다.

보잉 747-200을 개조한 미 국방장관 전용기로 핵 공격이나 대규모 재난으로 지상 지휘 체계가 붕괴됐을 때 대통령·국방장관·합참의장이 공중에서 작전을 지휘하도록 설계돼 있다.

핵폭발과 적의 핵 전자기파 공격에도 장비가 무력화되지 않도록 내부는 아날로그 장비 위주로 구성됐으며 위성·잠수함을 포함해 전 세계 미군과 교신할 수 있는 통신 체계를 갖췄다. 공중 급유하면 최대 72시간 이상 체공할 수 있다. 미군이 보유한 E-4B는 4대뿐이다.

E-4B는 통상 캘리포니아에서 2100㎞ 이상 떨어진 네브래스카주 오펏 공군기지를 거점으로 운용된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에 이란 시위 격화, 러시아가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미사일 ‘오레시니크’를 동원해 우크라이나 공격을 한 상황에서 E-4B 나이트워치가 등장한 걸 두고 온라인에는 핵 전쟁 불안이 확산했다.

로이드 오스틴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2021년 3월 17일 방한 당시 E-4B를 타고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사진=뉴스1
로이드 오스틴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2021년 3월 17일 방한 당시 E-4B를 타고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사진=뉴스1
미 국방부 "장관 방위산업기지 시찰 계획된 이동"

다만 미 국방부는 이번 착륙이 전쟁 대비 차원의 긴급 조치가 아니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남부 캘리포니아 방문 일정과 관련된 사전 계획된 이동이라고 밝혔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 방위 산업 기지를 시찰하고 군 모병을 증진하기 위한 ‘자유의 무기고’ 순회 일정을 소화 중이다.

군사 전문가들도 즉각적인 군사 행동 신호로 해석하지는 않고 있다. 항공기에는 극우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도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1990년 소련 붕괴로 핵전쟁 위험이 축소된 이후 E-4B 나이트워치는 미 국방장관이나 합동참모의장의 의전용으로 활용돼 민간 공항에서 심심찮게 목격됐다. 한국 오산공군기지에도 여러 차례 국방장관을 태우고 착륙한 바 있다.


항공 전문매체 에비에이션 A2Z는 “E-4B의 이동은 항상 전쟁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미국이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며 “그 자체로 강력한 억지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