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전문가 "재생에너지 분류 기준 훼손 우려
[파이낸셜뉴스] 공기열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로 지정하려는 정부 정책을 두고 관련 업계가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한국지열협회와 관련 업계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집회를 열고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설비를 재생에너지로 분류하는 것은 재생에너지의 개념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생에너지는 태양광·풍력·수력·지열 등 자연적으로 생산되는 1차 에너지를 의미하며, 공기열 히트펌프는 화력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사용하는 에너지 이용 설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화력발전 비중이 높은 국내 전력 구조를 고려할 때 공기열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로 지정하는 것은 탄소중립 정책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력 소비를 전제로 한 설비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할 경우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정책 취지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전력 수요 측면의 부담도 제기됐다. 업계는 공기열 히트펌프의 재생에너지 지정이 전력 수요 증가와 전력 피크 심화로 이어질 수 있고, 혹한기와 바닥난방 등 국내 환경적·기술적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 제도라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산업계와 국민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명분 아래 특정 기업에 제도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으며, 이는 재생에너지 및 탈탄소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기열 히트펌프의 재생에너지 지정 법안은 김성환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 발의한 법안"이라며 "장관 취임 이후 하위법령인 시행령 개정으로 입법을 추진한 것은 법안을 쉽게 통과시키려는 성과 위주의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입법안으로 발의된 사안은 국회 논의를 거쳐 제정돼야 함에도 시행령으로 방향을 튼 것은 위임입법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해 12월 5일 공기열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로 지정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국회와 정부에 반대 의견을 제출하고 청와대와 국회 앞, 장관 지역구 등에서 공동 대응을 이어오고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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