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는 외로움을 개인의 감정이나 일시적 심리 문제가 아닌 사회가 책임져야 할 사회적 위험으로 보고 전담 조직인 ‘외로움돌봄국’을 출범시켰다.
인천시는 외로움돌봄국을 신설하는 등 행정조직을 개편했다고 13일 밝혔다.
외로움돌봄국은 노인, 청년, 1인가구, 자살 예방 등으로 흩어져 있던 관련 정책을 하나로 묶어 예방부터 발굴, 연결, 돌봄까지를 총괄한다.
시는 외로움을 개인의 성격이나 선택의 결과로 보지 않고 가구 구조 변화·노동 환경·지역 공동체 해체가 누적된 사회적 현상으로 보고, 외로움을 결핍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의 문제로 재정의했다.
이에 따라 시는 앞으로 지원 대상을 선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람이 다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조건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정책의 중심을 두고 행정이 나서 관계의 조건을 만들고 연결의 통로를 설계하는 일을 한다.
시는 24시간 외로움 콜센터 설치 등 고립·은둔 지원 및 예방, 마음건강 지원 및 회복을 위한 대응책 17개 사업을 신규 및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24시간 외로움 콜센터는 위기 대응 창구지만 목적은 상담 자체가 아니다. 외로움을 느낀다는 사실을 말하는 순간 행정과 지역사회가 함께 움직이도록 설계됐다.
누구든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으며 상담은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정신건강·복지·지역 자원으로 즉시 연결된다.
더 상징적인 변화는 공간 정책이다. 폐 파출소를 활용한 마음지구대는 복지시설의 외형을 의도적으로 벗었다.
카페처럼 머물 수 있는 공간, 조용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상담실, 소모임을 위한 활동 공간을 한데 묶은 공간은 상담을 받기 위해 찾아가는 곳이 아니라 머물다 보면 이야기가 시작되고 자연스럽게 관계가 생기도록 했다.
이 밖에 지역 상점과 연결한 가치가게, 이웃과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마음라면, 치유 농업 프로그램 한줌텃밭 등을 추진한다.
시는 외로움을 치료 받아야 할 상태로 규정하고 외로움을 드러내는 순간 낙인이 찍히는 구조에서는 누구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장벽을 공간과 일상 안에서 허문다는 방침이다.
인천의 1인 가구 수(2024년 기준 41만2000가구)는 전체 가구(126만7000가구)의 32.5%로 불과 5년 사이 26% 이상 증가했다. 인천의 자살 사망자는 935명, 하루 평균 2.6명꼴이다. 고독사는 2024년 260명이다. 인천의 고립·은둔 청년은 약 4만명, 청년 인구의 약 5%로 추정된다.
유정복 시장은 “외로움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과제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공과 민간이 역할을 나누고 협력함으로써 시민 누구나 안전하고 따뜻하게 연결되는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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