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난적' 야마구치 기권… 안세영 4강까지 '하이패스' 열려
반대편 시드에 왕즈이·천위페이·한웨 몰려… 결승 전 '집안싸움' 불가피
체력 안배가 관건인 안세영에겐 '하늘이 내린 대진운'
반대편 시드에 왕즈이·천위페이·한웨 몰려… 결승 전 '집안싸움' 불가피
체력 안배가 관건인 안세영에겐 '하늘이 내린 대진운'
[파이낸셜뉴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에게 실력에 이어 천운까지 따르고 있다. 말레이시아 오픈 우승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다가오는 인도 오픈 대진표마저 안세영에게 '꽃길'을 깔아줬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12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2026 인도 오픈(슈퍼 750)' 대진표를 확정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에게는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타도 안세영을 외치는 경쟁자들에게는 절망적인 '지옥의 대진'이다.
가장 큰 호재는 안세영의 천적 중 하나인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세계 3위)의 부재다.
하지만 야마구치는 지난 말레이시아 오픈 8강전에서 부상을 입고 이번 대회 기권을 선언했다. 안세영으로서는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껄끄러운 장애물 하나가 자연스럽게 사라진 셈이다.
이에 따라 안세영은 8강과 4강에서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인도네시아, 6위)나 라차녹 인타논(태국, 7위) 정도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방심은 금물이지만, 현재 안세영의 압도적인 기세를 감안하면 결승 진출은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평가다.
안세영이 휘파람을 부는 사이, 반대편 시드에서는 그야말로 '피 튀기는 전쟁'이 예고돼 있다. 중국의 에이스 3인방이 모두 반대편에 몰렸기 때문이다.
세계 2위 왕즈이, 4위 천위페이, 5위 한웨가 결승 티켓 한 장을 놓고 서로를 꺾어야 하는 얄궂은 운명에 처했다. 누가 결승에 올라오더라도 안세영을 만나기 전에 이미 체력을 소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 입장에서는 4강이나 8강에서 안세영을 만나 그녀의 체력을 빼놓는 '물귀신 작전'조차 쓸 수 없게 됐다. 안세영은 편안하게 상대를 기다리고, 중국 선수들은 결승에 오르기도 전에 진이 빠지는, 안세영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최적의 구도다.
이번 '꿀대진'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바로 안세영의 '체력' 때문이다. 안세영은 작년 한 해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고, 올해도 1월부터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지난 말레이시아 오픈 우승의 숨은 원동력 중 하나도 '체력 세이브'였다. 4강전에서 천위페이가 기권하면서 체력을 온전히 비축한 덕분에, 결승전 2세트 9-17의 열세를 뒤집는 괴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부상 방지와 롱런을 위해서라도 체력 관리는 필수다. 그런 면에서 초반 라운드부터 강자들과의 혈투를 피하고, 4강마저 수월해진 이번 대진표는 안세영에게 보약과도 같다.
안세영은 14일 오쿠하라 노조미(일본, 30위)와 32강 첫 경기를 치른다.
대진운까지 따르는 '안세영의 시대'. 과연 그녀는 체력을 비축하며 가볍게 6개 대회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까. 뉴델리의 바람도 안세영의 등 뒤에서 불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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