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공의들 "의대증원, 또다시 정치 일정에 밀려서는 안돼"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13 13:31

수정 2026.01.13 13:31

전공의들 "정치일정에 의대증원 좌우"
필요한 의사 수 과학적으로 도출해야
의료정책연구원 제공
의료정책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2027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을 목표로 의료인력 수급추계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논의를 서두르는 가운데, 전공의 단체가 “과학과 교육이 아닌 정치 일정이 의대 증원을 좌우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3일 ‘정부 의사인력수급추계의 쟁점과 과제 공동토론회’에서 한성존 회장 명의의 모두발언을 통해 “의사가 더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논의할 수는 있지만, 지금 정부가 설정한 속도와 시점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정부가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와 보정심을 거쳐 지방선거 이전에 2027학년도 의대 정원을 확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의료 혁신이 아닌 또 다른 정치적 기획”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불과 2년 전, 총선을 앞두고 강행된 의대 증원이 교육 파행과 수련병원 마비라는 결과를 낳았음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 토론회에서는 전일제 환산지수(FTE)를 반영한 전혀 다른 의사 수급 추계 결과가 제시되며, 기존 정부 추계가 유일한 정답이 아니라는 점도 부각됐다. 한 회장은 “어떤 추계가 옳은지 단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답을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방식이야말로 문제”라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은 의대 교육과 수련 현장의 현실도 언급했다. 한 회장은 “24·25학번 의대생들은 여전히 열악한 교육 환경과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버티고 있다”며 “준비되지 않은 증원은 학생과 젊은 의사들에게 부담만 떠넘길 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의대 정원이 확정될 경우, 의대 증원과 신설 문제가 지역 표심 경쟁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경고했다.

그는 “의대 정원 문제는 교육 역량과 의료 수요라는 본질을 떠나 정치적 권력 다툼의 장이 될 수 있다”며 “가장 비정치적이어야 할 의학교육을 선거판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의료 생태계의 오염”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감사원이 이미 지난 증원 과정에서 절차적 미흡과 과학적 근거 부족을 지적한 점을 상기시키며, 교육 현장 안정과 제도 보완, 정치 일정 이후의 재논의를 촉구했다.


한 회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무리한 증축이 아니라 기존 의료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라며 “속도가 아니라 숙고의 시간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은 정부를 향해 “선거의 시간이 아닌 의료의 시간에 이 문제를 다뤄 달라”며, 의사 인력 정책이 단기 정치 논리가 아닌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 관점에서 재설계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