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디지털 성범죄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
13일 여성가족부와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전체 성범죄 중 디지털 성범죄 비중은 2019년 8.3%에서 2023년 24%로 4년 새 3배 가까이 급증했다. N번방 사태 이후 디지털 성범죄는 더욱 은밀하고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는데, 최근 불법 촬영물 유통 사이트인 ‘AVMOV’의 존재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AVMOV에서는 가족이나 연인 등 지인들을 불법 촬영한 영상물이 대량으로 유통돼 왔는데, 가입자 수만 50만 명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AVMOV를 둘러싼 보도 이후 실제로 인터넷 상에서는 관련 처벌을 둘러싼 질문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대륜 김인원 변호사는 “최근 수사기관은 해외 공조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운영자뿐만 아니라 단순 이용자까지 끝까지 추적하는 추세”라며 “특히 AVMOV 사건처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 혼재된 경우, ‘모르고 봤다’거나 ‘다운로드하지 않았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사 초기부터 법리적 대응이 필수적이다”라고 조언했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AVMOV에서 결제나 다운로드 없이 스트리밍으로 ‘단순 시청’만 했는데도 처벌받나.
▲원칙적으로 처벌 대상이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에 따라 불법 촬영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불법 촬영의 대상이 19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이라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5항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과거에는 파일 소지 여부가 중요했지만, 법 개정으로 스트리밍 시청 행위 자체도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썸네일이나 제목을 통해 불법 촬영물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돼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사이트에 꽤나 많이 접속했는데, 자수하면 형량을 줄일 수 있나.
▲자수는 '양날의 검'이다. 수사기관 인지 전 자발적 신고는 반성의 의미로 선처를 이끌어낼 유리한 양형 요소가 될 수 있다. 자신이 운영과 관계 된 사람이거나 업로드를 한 적이 있다면 구속을 피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반드시 변호사와 상의를 한 후 자수 여부를 진행해야 안전하다.
-AVMOV 수사 대상이 되는 1순위 기준은 무엇인가.
▲수사기관은 한정된 인력으로 방대한 접속자를 수사해야 하므로 우선순위를 둔다. 사이트 운영진 및 유포자, 유료 결제자, 대량 다운로더가 1순위 타깃이다. 특히 유료 결제 내역은 ‘범죄 수익 제공’ 및 ‘확실한 고의성’을 입증하는 증거가 된다. 하지만 무료 회원이라도 접속 횟수가 많거나 특정 아청물을 반복적으로 시청한 로그가 확인되면 수사 대상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 휴대폰이나 하드 디스크를 포맷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하드디스크를 물리적으로 파괴하거나 데이터를 급하게 삭제하는 행위는 수사기관에 ‘증거 인멸’ 시도로 간주돼 구속 영장 발부의 결정적 사유가 된다. 최근 포렌식 기술은 삭제된 데이터의 로그 기록까지 복원해낼 수 있다. 오히려 접속을 즉시 중단하고, 변호사를 통해 자신의 접속 경위와 고의성 없음을 입증할 객관적 양형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혹여 AVMOV 사건에 억울하게 연루됐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디지털 성범죄는 ‘고의성’ 입증 싸움이다. 웹 서핑 중 배너를 잘못 눌러 팝업창이 떴거나 자동 재생으로 인해 시청 기록이 남은 경우라면 이를 기술적으로 소명해야 한다. 다만 이번 AVMOV건의 경우 영상을 시청하려면 ‘로그인’ 절차가 필수적인 만큼 수사기관이 이를 고의적인 행위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무작정 혐의를 부인하기보다는 포렌식 전문가와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해당 접속이 일시적이었거나 고의성이 없었음을 입증하는 로그 분석 자료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인 법리 방어가 필요하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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