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동남아 점유율 급등
상용화 속도서 격차 벌어져
中 출하량·매출 상위권 독식
상용화 속도서 격차 벌어져
中 출하량·매출 상위권 독식
[파이낸셜뉴스]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들이 저가형 제품을 넘어 프리미엄급 고성능 모델까지 잇따라 선보이며 유럽과 동남아 시장은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 가전업체는 차세대 신제품 출시가 지연되면서 주도권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력 과시했지만 상용화는 지연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신형 로봇청소기를 선보였지만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IFA와 올해 CES에서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타사 대비 강력한 흡입력과 퀄컴 칩셋·고성능 카메라를 탑재해 장애물 및 액체 감지 기능을 강화했다.
LG전자는 '오브제 스테이션', '히든 스테이션' 등 신제품을 통해 고온 스팀을 활용한 바닥 얼룩 제거, 찌든 때 세척 등 위생 중심 기능을 강조했다. 업계 최초로 스팀 청소 기술을 도입해 청결성과 성능을 동시에 잡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IFA에서 신제품을 공개할 당시 같은 해 출시가 유력했지만 해를 넘긴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일정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기술력은 갖췄지만 '중국 대세론'에 밀려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기업들이 신제품 출시를 미루는 사이 중국 업체들은 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서유럽에서 판매된 로봇청소기의 60% 이상이 중국산 제품이다. 동남아시아에서도 같은 기간 중국산 비중은 64.1%로, 전년(38.8%) 대비 25.3%포인트나 급등했다.
글로벌 지능형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도 중국 브랜드들은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해 상반기 전 세계 지능형 로봇청소기 출하량이 1742만4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로보락·스톤테크놀로지·에코백스·샤오미·드리미 등 중국계 브랜드 5곳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글로벌 시장을 주도했다.
로보락은 판매량 기준 16%, 매출 기준 22.3%로 각각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아이로봇(13.7%) △에코백스(13.5%) △샤오미(9.7%) △드리미(8.0%) 순으로 상위 5개 브랜드 모두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中, 로봇청소기 전문 기업만 10곳 이상
중국 업체들은 자동 도킹스테이션과 인공지능(AI) 내비게이션, 로봇팔 탑재 등 신기능을 빠르게 상용화하며 글로벌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로보락은 플래그십부터 중급 모델까지 10종 이상을 잇따라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대형 가전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는 가격과 성능 면에서 중국 업체들과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상용화 일정이 지연될 경우 시장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조사들은 다양한 제품군을 동시에 운영하다 보니 특정 품목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중국에는 로봇청소기에 특화된 전문 업체가 10곳 이상 있어 기술 개발과 제품화 속도에서 구조적으로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은 지난해 기준 111억7000만달러 규모로 연평균 14% 성장해 오는 2029년에는 188억6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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