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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高환율 계속될까...“고령화·서학개미·국민연금”

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14 15:46

수정 2026.01.14 15:46

14일 서울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외환시장 환경 변화와 정책과제’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최용준 기자
14일 서울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외환시장 환경 변화와 정책과제’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최용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해외 증권 투자’ 증가를 최근 고(高)환율의 이유로 꼽았다. 경제 전문가들 역시 원화 약세 이유에 대해 고령화, 성장률 저하, 서학개미 등 복합적 요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연금이 환 헤지를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키우면서 환율을 올리지만 정작 기금 고갈 시 해외 자산 매각 과정에서 환율이 떨어질 경우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여지도 남겨둬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14일 서울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외환시장 환경 변화와 정책과제’ 심포지엄에서 구 부총리는 영상 축사를 통해 “최근 외환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일방향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배경에는 빠르게 늘어난 해외 증권투자 등 우리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무엇보다 초혁신경제, 인공지능(AI) 대전환 등 경제 펀더멘털 개선에 집중하는 한편, 지나친 쏠림현상 해소를 위해 단기적 시장대응 및 수급개선 노력도 병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금융학회와 한국경제학회, 외환시장운영협의회가 개최한 행사는 최근 외환시장 동향과 수급구조를 점검하고 중장기 정책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심포지엄에는 권용오 한국은행 팀장, 강경훈 동국대 교수 발표를 비롯해 김재환 재경부 국제금융국장 등이 패널토론에 참여했다.

구 부총리는 외환시장 큰손인 국민연금과 대화에 나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해외의 원화 수요를 늘리기 위해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계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현재 우리 외환보유액보다 더 많은 해외자산을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도 아주 중요한 외환시장 참가자다. 연금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이 조화를 이루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이상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관계기관과 함께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 논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고령화, 주력 산업 경쟁력 약화 등으로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약화되면서 원화 약세가 커졌다고 봤다. 단기적으로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의 수익률 격차 확대로 국민연금을 포함한 내국인들의 해외 주식투자가 크게 늘어난 점을 이유로 분석했다.

다만, 권용오 한국은행 국제금융연구팀장은 현재 고환율 비관론이 과도하다고 봤다.

그는 “1400원대 후반의 높은 환율이 한국 경제의 기초여건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긴 어렵다. 한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비관론, 대미투자협정에 따른 외화 유출 우려, 환율에 대한 일방적 기대에 따른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이 반영됐다”며 “중기적으로 국내 주식시장 매력도를 높이는 게 필요하다. 현재 추진되는 MSCI 추진 등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많이 하는 만큼 환 헤지 중요성을 강조했다. 환 헤지란 환율 변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위험을 피하기 위해, 미래에 외화를 거래할 환율을 현재 시점에서 미리 고정하는 금융 전략이다. 현재 국민연금의 기금 적립기에 해외투자 확대로 환율상승 압력이 커짐에 따라 비싼 가격으로 해외 자산을 구매하지만 향후 기금 감소 국면에는 해외자산 매각 과정에서 환율 하락 압력이 늘어나 점점 더 싼 가격으로 해외자산을 매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할 수 있다는 전략적 모호성도 필요하다고 봤다.
일반적으로 고금리 통화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금리차가 클 경우 자본유출입이 해외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 점도 이유다.
강 교수는 “역대 최장기간 유지되고 있는 한미 금리차, 가계부채 문제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 인상 여지를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