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군 복무 중인 남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부대를 방문했던 20대 여성이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에 감염돼 3일만에 사망한 가운데, 해당 질환의 위험성이 주목받고 있다.
이진수 인하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사노피 수막구균 백신 ‘멘쿼드피’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사례를 소개했다.
수막구균이라는 세균에 의한 감염병
수막구균 감염증은 수막구균이라는 세균에 의한 감염병으로, 기침이나 침 등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전파된다. 대부분 무증상으로 지나가지만 일부에서는 혈액이나 뇌수막으로 세균이 침투해 패혈증이나 뇌막염으로 급격히 진행될 수 있다.
이 교수는 “초기 증상이 발열, 식욕감소와 같이 일반적이라 조기 진단이 까다롭고, 진행 속도가 빨라서 심한 경우 하루 만에 쇼크로 사망할 수도 있다”면서 "해당 여성 역시 열이 나고 몸이 떨려 응급실을 찾아 치료받았지만 3일 만에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국내 인구의 약 5~10%는 수막구균의 무증상 보균자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1% 미만에서 침습성 감염으로 이어진다. 정확한 발병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균의 독성이나 면역 저하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국내에서는 2급 법정 감염병으로 분류돼 확진 시 격리 조치와 함께 24시간 이내 신고가 의무화돼 있다.
이 교수는 “선진국에서도 사망률이 약 1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라며 “생존하더라도 사지 괴사, 난청, 신경계 손상 등 중증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국내 수막구균 감염증 환자 연간 10명 안팎
국내 수막구균 감염증 환자는 연간 10명 안팎으로, 주로 16~44세 청·장년층에서 발생한다. 가족 간 밀접 접촉이나 군부대, 기숙사 등 집단생활 환경에서는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대한감염학회는 무비증 환자, 보체 결핍 환자, 수막구균 취급 실험실 종사자, 유행 지역 체류자, 군인, 기숙사 거주 학생 등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사노피가 개발한 멘쿼드피는 A·C·Y·W 4가지 혈청군을 예방하는 4가 단백접합백신으로, 이달 국내 출시됐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55세 사용 허가를 받았으며, 이후 생후 6주 이상 영아까지 적응증이 확대됐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후 6주 이상 24개월 미만 영아에서 수막구균 A 혈청군에 대해 허가받은 백신이다.
혈액으로 전파된 수막구균은 뇌수막염과 뇌염, 전격성 수막구균혈증(혈행을 타고 돌며 급격히 진행하는 질환)을 비롯한 여러 감염증을 일으키며, 이는 전체 수막구균 질환 중 최대 70%를 차지한다.
전파는 주로 밀접 접촉이나 흡연,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이루어지며, 보균자에서 집단시설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공중보건적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감염 후 몇 시간 안에 패혈증이나 뇌막염으로 이어져 24시간 내 사망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사망률은 고령층에서 가장 높다.
국내에서는 면역저하자, 실험실 종사자, 신입 훈련병, 대학 기숙사 거주자, 유행지역 여행·체류자, 유행 발생 시 접촉자 등 감염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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