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원팀'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율)는 현지 언론도 이미 인정했다. 프랑스·독일의 동급 잠수함보다 약 40~50% 저렴하고, 기술·납기준수 능력 등에서 캐나다가 원하는 조건을 유일하게 충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정부간거래(G2G) 협력에서 압도적으로 밀리는 것이다. 독일은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를 내세워 광산에서 배터리까지 이어지는 범정부 차원의 '패키지 딜'을 기획, 지난해부터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독일은 배터리 공급망 전체를 캐나다 내에 구축하는 안을 제시했다. 폭스바겐 그룹 자회사 파워코는 2025년 6월 70억달러(약 10조원)를 투자,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캐나다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캐나다 록테크리튬과 연평균 1만t의 리튬을 공급받는 계약을 했다. 캐나다 정부가 잠수함 사업과 연계해 한국에 현대차의 현지 공장 건설을 요구하는 게 그들 입장에선 과하지 않은 셈이다.
'제2 마스가(MASGA)' 차원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8조원 규모 폴란드 잠수함 수주 실패 참사를 반복할 뿐이다. 2024년 호주 호위함 수주 실패의 상흔조차 아직 아물지 않았다.
이번 캐나다 잠수함 수주는 가성비 위주의 방산 수출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방산수출국으로 변신할 수 있는지의 분기점이다. 잠수함은 대당 1조원이 넘는 방산 수출 효자상품이다. 대당 100억원 안팎인 전차보다 100배 이상 고부가 이익을 낼 수 있다.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세계 4위의 방산강국으로 올라서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비전 실현에도 중요한 순간이다. 기업에만 맡기지 말고 이재명 대통령부터 '세일즈맨'으로서 나설 차례다. 막후 지원에도 수주 실패를 할 경우 정치적 부담은 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 정부가 총력전을 벌이지 않고서는 눈치만 보는 다른 기업의 협조를 얻어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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