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습니다.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법정형 중 최저형으로 형을 정함은 마땅하지 않습니다. 법정형 중 최저형이 아닌 형은 '사형' 밖에 없습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사형밖에 없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 사형을 구형하면서 구형량 결정 과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지난 8일 사형과 무기징역 중 어떤 형을 구형할지를 두고 약 6시간에 걸쳐 내부 회의를 진행했다.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은 사형·무기징역·무기금고 뿐이다. 회의에서는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해야 한다는 의견과 무기징역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무기징역 구형이 다수였다고 한다.
그러나 특검팀은 당일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면서 결심 공판에서 쓰일 구형 의견도 사형과 무기징역, 두 가지 버전으로 준비됐다고 한다.
최종 구형 방침은 극비에 부쳐졌고, 공판에 참여하는 검사들도 결심 공판 직전까지 내용을 공유받지 못했다. 법정에서 구형 의견을 밝힐 박억수 특검보조차 법정에서 최종 의견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으로 구형이 결정된 것은 지난 9일 결심 공판 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은석 특검이 박 특검보에게 '사형 구형'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다만 당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의 서증조사가 길어지면서 구형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특검은 연기된 결심 날인 13일까지 구형 의견을 다듬었다고 한다.
13일 오전부터 시작된 재판이 길어져 밤 9시가 넘었을 때, 특검팀은 비로소 최종 의견을 진술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이어진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단 한 차례도 사과하지 않았고, 오히려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끝까지 주장했다는 점을 구형 이유로 들었다. 내란이라는 헌정질서 파괴 범죄에 대해 최고 책임자에게 가장 무거운 형사적 평가를 내려야 한다는 판단이다.
특검팀은 "헌법을 준수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헌법 질서 파괴로 나아간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또 "권력 독점, 장기 집권 목적으로",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검팀의 구형 의견을 들은 윤 전 대통령은 고개를 저으며 웃음을 지었다.
현재 한국은 국제적으로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장기간 사형이 집행되지 않았고, 사형 선고 역시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특검이 사형을 구형한 것은 집행 가능성보다는 내란 범죄의 중대성과 확실한 재발 방지, 헌정질서 파괴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기 위한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는 다음 달 19일로 예정돼 있다. 재판부가 '본류 사건'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남은 재판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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