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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나한테 왜그러는거야" 日 베테랑의 눈물... 하필 안세영 만나 2주 연속 '광탈'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15 15:02

수정 2026.01.15 15:02

안세영, 오쿠하라 2-0으로 제압하고 16강 진출
16강 상대는 김가은 꺾은 대만의 황 유쉰
안셔엥.연합뉴스
안셔엥.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일본 배드민턴의 베테랑 오쿠하라 노조미(30)에게 안세영(24·삼성생명)은 그야말로 '재앙'이었다. 6일 전 말레이시아에서 당했던 악몽이, 장소만 인도로 바뀐 채 똑같이 재현됐다. 그것도 소름 끼칠 정도로 흡사한 스코어와 패턴으로 말이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4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26 BWF 인도 오픈(슈퍼 750)' 32강전에서 일본의 오쿠하라 노조미를 세트 스코어 2-0(21-17 21-9)으로 완파했다.

이날 경기는 지난주 말레이시아 오픈 16강전의 '리플레이'를 보는 듯했다.

당시에도 안세영은 오쿠하라를 2-0으로 꺾었는데, 경기 양상이 소름 돋게 비슷했다.

1세트는 오쿠하라에게 '희망고문'이었다. 오쿠하라는 13-13, 17-17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이번엔 다르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안세영은 냉정했다. 17점 동점이 되자마자 기어를 올린 안세영은 순식간에 4연속 득점을 퍼부으며 21-17로 세트를 정리했다. 지난주 1세트 스코어(21-17)와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똑같은 결과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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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악몽은 2세트였다. 1세트에서 힘을 쏟은 오쿠하라가 지치자, 안세영의 '학살'이 시작됐다. 4-1, 10-3으로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린 안세영은 상대를 코트 구석구석으로 돌리며 체력을 고갈시켰다.

결국 2세트는 21-9, 더블 스코어 이상의 차이로 끝났다. 지난주 2세트(21-7)에 이어 또다시 한 자릿수 득점에 묶인 오쿠하라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코트를 떠나야 했다. 안세영에게는 가벼운 몸풀기였지만, 오쿠하라에게는 2주 연속 '통곡의 벽'을 실감한 잔인한 하루였다.

기분 좋은 2연승을 거둔 안세영의 시선은 이제 16강으로 향한다. 그런데 상대가 심상치 않다. 대만의 신예 황 유쉰이다.

황 유쉰은 이번 32강전에서 안세영의 소속팀이자 대표팀 선배인 김가은을 세트 스코어 2-1로 역전승하며 탈락시킨 '복병'이다.

안세영에게 이번 16강전은 단순한 8강 진출전이 아니다. 아끼는 선배에게 패배를 안긴 상대에게 '세계 1위의 맛'을 보여줘야 하는 '응징 매치'다.


지난해 승률 94.8%, 상금 14억 원을 쓸어 담으며 '괴물'이 된 안세영. 새해 벽두부터 말레이시아를 정복하고 인도로 넘어온 그녀의 라켓이, 이제 동료의 복수를 위해 매섭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