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온실가스 감축 이의 수용 않아
역량 총동원하는 경쟁국들 본받아야
역량 총동원하는 경쟁국들 본받아야
소송을 낸 기후솔루션은 "대규모 전력 수요를 수반하는 산업단지가 어떤 전력 수급구조 위에서 추진돼야 하는지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신재생에너지 활용 등 탄소감축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는 최근의 일부 정치권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용인 반도체 산단은 정부와 기업이 숙고 끝에 선정한 부지다. 산단의 입지 선정은 교통과 환경, 전력 수급, 산업 협력 등 제반 조건들을 놓고 따져서 결정한다. 전력 문제 하나만을 고려할 수는 없다. 소송을 낸 단체는 온실가스와 전력 수급을 문제 삼았다는데, 과거 환경단체들이 국가적 인프라 건설에 기를 쓰고 반대하며 시위를 벌인 행태와 유사하다.
재판부는 "기후변화 영향평가서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로 인해 산단 계획 승인처분이 곧바로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다시 말하면 산단 조성으로 얻을 국가적 이익이 크다면 환경적인 면에서 다소 부족해도 법을 어긴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합리적 판단이라고 본다.
환경은 인간의 삶과 행복을 위해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이지만 그 하나만이 지고지순의 절대적 가치는 아니다. 환경만이 반드시 지켜야 할 절대적 가치라고 한다면 문명의 발전은 매우 지체될 것이다. 가령 온실가스 문제로 세계의 모든 석탄발전소와 액화천연가스(LNG)발전소를 멈춘다면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제주 해군기지는 환경보다 국가안보라는 상대적으로 큰 목적을 위해 건설된 것이다.
용인 산단에서 필요한 전기량은 총 15GW에 이를 정도로 막대하다. 이 단체는 용인 산단을 위해 온실가스를 배출할 LNG발전소 6기를 건설하면서도 실질적 감축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신재생에너지를 대부분 쓰라는 뜻인데, 태양열이나 풍력 발전소로는 그만한 전기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그렇다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전 건설을 찬성하지도 않을 것이다.
결국 산단을 짓지 말라는 의미가 되는데, 수용하고 이해할 만한 문제가 아니다. 비록 온실가스 감축 목표나 기준을 지키지 못해도 용인 산단은 건설해야 한다. 국가 발전과 경제 성장을 위해 용인 반도체 산단은 일부 분야의 희생이 있더라도 속히 완공해야 할 과업이다. 세계 각국은 반도체 개발 경쟁과 더불어 공장 건설에도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그만큼 나라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사업임을 알기 때문이다. 대만의 경우 전력 공급은 비록 가정용 전기를 제한 공급해서라도 반도체 공장에는 전기가 끊기는 일이 없게 한다.
국가의 운명이 걸린 중대한 건설사업에 우리처럼 환경단체들이 발목을 잡으려 드는 나라는 거의 없다. 온실가스 문제에서 우리나라는 유난스러울 만큼 앞서가려 한다. 모범국 중의 모범국이 되려 한다. 가야 할 길이지만 큰 비용이 드는 지구 전체의 문제에 우리나라가 스스로 무거운 짐을 지고 앞장설 이유는 없다고 본다. 용인 산단 건설에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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