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캐나다-중국 관세 빅딜…EV 100%→6.1%, 카놀라 84%→15%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17 00:57

수정 2026.01.17 00:56

마크 카니(왼쪽) 캐나다 총리가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미국과 거리를 두고 있는 캐나다는 중국이 캐나다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중국산 전기자동차(EV)에 대한 100% 관세를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16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마크 카니(왼쪽) 캐나다 총리가 1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미국과 거리를 두고 있는 캐나다는 중국이 캐나다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중국산 전기자동차(EV)에 대한 100% 관세를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16일 밝혔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캐나다와 중국이 전기차(EV)와 카놀라를 맞바꾼 무역합의를 했다. 캐나다는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던 100% 고율 관세를 사실상 대폭 낮추고, 중국은 캐나다 농산물에 대한 보복 관세를 크게 내리는 방식이다. 미국의 대중(對中) 견제와 북미 통상 마찰이 겹친 상황에서, 오타와가 통상 다변화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6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한 뒤 "양국이 무역 장벽을 낮추고 새로운 전략적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며 합의 내용을 공개했다. 캐나다 총리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카니 총리는 이번 합의로 캐나다가 중국산 전기차 최대 4만 9000대를 최혜국(MFN) 관세율 6.1%로 들여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저스틴 트뤼도 전 총리 정부가 2024년 미국의 대중 전기차 제재 흐름에 맞춰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했던 100% 관세에서 크게 후퇴한 조치다. 중국은 2023년 캐나다에 전기차 4만 1678대를 수출한 바 있다.

카니 총리는 "최근 통상 마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지만, 캐나다에 더 많은 이익을 약속하는 합의"라고 강조했다. 그는 "캐나다가 경쟁력 있는 전기차 산업을 구축하려면 혁신 파트너로부터 배우고 공급망에 접근해야 한다"며 "중국과 청정에너지 저장·생산 협력이 새로운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놀라 관세 84%→15%…랍스터·게·완두콩도 완화 기대

중국도 농식품 분야에서 관세를 대폭 내리기로 했다. 카니 총리는 "중국이 3월 1일까지 캐나다산 카놀라 종자 관세를 총합 약 15% 수준으로 낮출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합산 관세율 84%에서 큰 폭으로 내려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는 중국이 카놀라박(canola meal), 랍스터, 게, 완두콩 등에 대해 3월 1일부터 최소 연말까지 차별적 관세를 제거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이번 합의가 캐나다 농가·수산업·가공업체에 약 30억달러 규모의 수출 주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앞서 지난해 트뤼도 정부의 대중 전기차 관세에 반발해 카놀라유·사료용 카놀라박 등 26억달러 이상의 캐나다 농식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고, 카놀라 종자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를 매겼다. 이 여파로 중국의 2025년 캐나다산 수입은 10.4%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타리오 "값싼 중국차 홍수…미국시장 문 닫힐 수도"

다만 캐나다 내부 반발도 거세다. 자동차 생산기지인 온타리오주의 더그 포드 주지사는 "연방정부가 캐나다 경제·자동차 산업·공급망에 대한 확실한 투자 보장 없이 값싼 중국산 전기차의 홍수를 초래하고 있다"며 "중국에 캐나다 시장의 발판을 내주는 불균형적 합의"라고 비판했다.

특히 포드 주지사는 이번 합의가 캐나다 자동차 산업의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합의는 미·중 갈등 국면 속에서 캐나다가 미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통상 다변화에 나서는 신호로도 읽힌다. 카니 총리는 "최근 몇 달간 중국과의 관계 진전은 더 예측 가능했고, 그로부터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미국보다 중국이 더 안정적인 파트너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양국이 고위급 경제·금융 대화를 재개하고 농업·석유·가스·그린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카니 총리는 향후 15년간 캐나다 전력망을 2배로 확대하고, 해상풍력 등 인프라 투자에서 중국과 협력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또 캐나다가 2030년까지 LNG 연간 5000만t을 생산해 전량 아시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캐나다가 안보 축에서 미국을 벗어나기는 어렵지만, 경제 정책 측면에서 중국과의 '실용적 공존'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본다. 칭화대 국제안보전략센터의 쑨청하오 연구원은 "캐나다는 미국의 핵심 동맹이며 안보·정보 프레임워크에 깊이 편입돼 있다"며 "전략적으로 워싱턴에서 멀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그러나 캐나다가 중국을 상대로 더 자율적인 경제 노선을 취할 경우, 중국은 이를 근거로 "미국이 주도하는 디커플링이 불가피하거나 보편적이지 않다"는 논리를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