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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판조합 자본잠식 회원사 속출… 피해자 구제에 ‘구멍’

김서연 기자,

박경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18 18:47

수정 2026.01.18 18:47

회원사 매출 부진에 출자금 줄어
71개 회원사 중 5곳은 ‘자본잠식’
공제료 보전에 급급한 특판조합
부실 회원사 관리 소홀 지적나와
"다단계 피해 구제 설립 취지 무색"
특판조합 자본잠식 회원사 속출… 피해자 구제에 ‘구멍’
다단계 판매의 피해 구제를 위해 운영중인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이 회원사 매출 감소로 다단계 피해 보증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특판조합 일부 회원사들은 재무구조가 최악인 '자본잠식' 상태지만 조합이 퇴출 프로그램 운영 등 적절한 관리에 나서지 않아 소비자 피해를 키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5개사 '자본잠식'…소비자 피해 우려

18일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기준 특판조합 회원사의 출자금 및 담보금 총액은 1281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이는 2022년 1436억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2023년(1325억원), 2024년(1281억원)으로 감소했다. 2년 만에 155억원이 줄어든 셈이다.



특판조합 출자금 및 담보금 감소는 회원사의 매출 부진이 원인이다. 출자금 및 담보금은 다단계 판매에서 발생한 소비자 피해 보증을 기업 대신 담보하는 역할을 한다. 업계 관계자는 "회원사들의 매출 감소가 장기화될 경우 다단계 피해 발생시 특판조합의 소비자 피해 보증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특판조합은 연차보고서를 통해 "2016년 이후 지속적인 100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무 구조가 불안정한 부실 회원사 문제도 특판조합이 다단계 피해를 방치한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다단계판매사업자 정보공개 자료에 따르면 현재 특판조합 회원사 71곳 중 1곳은 완전자본잠식, 4곳은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누적 적자가 커지면서 자본금마저 잠식돼 유동성이 최악인 상태다. 상장 기업의 경우 50% 이상 부분자본잠식이 2년 연속 발생하거나 완전자본잠식이 발생하면 상장폐지된다.

실제로 특판조합 회원사인 아이야유니온은 자본총계가 2억9800만원 적자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엑스인듀어런스코리아는 자본총계 9억3000만원(자본금 11억4100만원)으로 약 2억1000만원 규모의 부분자본잠식이 발생했다.

또 골드트리글로벌은 자본총계 8억3700만원(자본금 9억8800만원)으로 약 1억5100만원, 아오라파트너스는 자본총계 12억7500만원(자본금 13억2000만원)으로 약 4500만원, 지티비코리아는 자본총계 2억3700만원(자본금 8억6600만원)으로 약 6억2900만원의 부분자본잠식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판조합, 부실 회원사 '관리 뒷짐'

일부 회원사들의 재무 부실과 유동성 악화에도 이를 관리해야 할 특판조합은 뒷짐만 지고 있어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신규 판매원의 가입비나 물품 대금으로 기존 수당을 지급하는 이른바 '폰지성 돌려막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업체가 부도날 경우 소비자가 구제를 받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특판조합 회원사들의 잦은 상호와 주소 변경도 문제다. 다단계 판매 특성상 상호나 사업장 주소가 자주 바뀌는 사업자의 경우 환불이 어렵고 수사 과정에서 보완 수사를 해야하는 등 예상치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야유니온은 상호가 '엘에스피플'에서 '아이야펫'을 사용하다 현재 상호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주소도 3회 변경했다. 아오라파트너스는 '제이브이글로벌'에서 '한국프라이프'로 상호를 바꾼 뒤 또다시 지금의 사명을 내세웠다. 본사 주소지도 2회 바꿨다. 엑스인듀어런스코리아는 지난해 공제규정 위반, 출자금에 대한 채권 압류 접수로 시정 요구를 2회 받았지만,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

다단계 업계에 정통한 한 변호사는 "상호나 주소가 바뀔 때마다 변경 내역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정리해야 해 분쟁 발생시 소송 과정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소송이나 수사가 길어지며 소비자들이 구제를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귀뜸했다.

문제는 특판조합이 공제료 보전을 위해 부실 회원사 퇴출에 미온적이라는 시선이 많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와 판매원 피해 구제를 위해 존재하는 특판조합이 부실 회원사를 방치하는 건 설립 취지를 정면으로 배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자선 경제민주주의21 변호사는 "자본잠식 상태에서 운영을 하다 파산할 경우 판매원이나 소비자들은 피해 구제를 받기가 어려워진다"며 "다만, 법률적으로 사기라고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각별하게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판조합 관계자는 "출자금 감소 및 회원사 자본잠식에 관해 내부 검토 중"이라고 짧게 밝혔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박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