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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조 격전지 퇴직연금… 5대 은행만 200조[퇴직연금 유치전]

이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20 18:34

수정 2026.01.20 18:34

작년에만 총액 70조원 불어나
정부, 5인미만도 의무화 추진
금융권 주도권 확보 경쟁 치열
500조 격전지 퇴직연금… 5대 은행만 200조[퇴직연금 유치전]
퇴직연금 시장이 500조원 규모로 커지며 금융권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5대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00조원을 돌파해 퇴직연금 시장 내에서 주도권을 굳히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총액은 208조7259억원을 기록하며 200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178조7906억원) 대비 16.7% 증가한 수치다.

퇴직연금 시장은 해마다 몸집을 불리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운용사의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496조8021억원으로 5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1년 전(427조1916억원)과 비교하면 약 70조원이 늘었다.

이 가운데 5대 시중은행을 포함한 은행권의 적립금은 260조5580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52%를 차지했다. 5대 시중은행으로 좁혀서 봐도 42%로, 은행권이 퇴직연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증권사 14곳의 적립금은 모두 131조5026억원(27%), 16개 생명보험·손해보험사는 104조7415억원(21%)으로 각각 집계됐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53조874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은행(48조4538억원) △하나은행(48조3813억원) △우리은행(31조2975억원) △NH농협은행(26조7191억원) 순이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적립금 50조원을 넘었다.

특히 회사가 운용하는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에 비해 개인에게 퇴직연금 운용 책임이 있는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확정급여형(DB형) 적립금은 75조45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늘어난 데 비해 DC형(60조6690억원)은 15.1%, IRP(72조6012억원)는 26% 각각 증가했다.

정부가 오는 2030년부터 5인 미만 사업장까지 퇴직연금 의무화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DC형과 IRP 중심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퇴직연금 기능 강화를 위한 노사정 태스크포스(TF)'에서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초고령사회에 대응해 퇴직연금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대수명 증가로 노후 대비 필요성이 커지고, 청년들의 투자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퇴직연금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퇴직연금 수수료가 은행권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퇴직연금은 이용자들이 한번 유입되면 장기 거래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록인(Lock-in)형' 시장"이라며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chord@fnnews.com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