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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어떻게 이겨낼까" '회복'에 집중… 자살예방 대전환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21 10:24

수정 2026.01.21 16:23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 군 사망사고 대책분과 권고안
"군 자살 방지,  조직의 회복력 강화로 패러다임 바꿔야"
군 사망사고 분과위원장인 박찬운 교수가 김상현 이병 추모비에 헌화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군 사망사고 분과위원장인 박찬운 교수가 김상현 이병 추모비에 헌화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군 내 자살 예방 정책이 '위험한 인물을 선별 관리하는 방식'에서 '모든 장병의 마음 건강을 키우는 방식'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21일 국방부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 군 사망사고 대책분과 위원회는 군 자살 사고를 막기 위해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핵심은 기존의 ‘고위험군 식별 및 관리’ 중심에서 벗어나, 장병 개개인의 ‘심리적 회복력 강화’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동안 군은 심리적으로 취약한 장병을 '관심병사' 등으로 분류해 집중 관리해 왔다. 하지만 이는 해당 장병에게 '부적응자'라는 낙인을 찍게 만들고, 정작 관리가 필요한 이들이 스스로를 숨기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았다.



이에 대책분과 위원회는 모든 장병이 군 생활 중 겪는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누구나 힘들 때 편하게 상담받을 수 있는 병영 문화를 만들고, 전문 상담 인력을 확충해 심리적 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국방부 관계자는 "자살 예방을 단순히 개인의 관리 문제로 보지 않고, 군 조직 전체가 서로를 지지하고 함께 회복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책분과 위원회는 지난해 10월 14일 발족 이후 총 10회에 걸친 심도깊은 안건토의와 일선부대 현장방문*을 실시한 결과로 지난해 12월 24일 박찬운 위원장 등 위원 전원이 동의한 가운데 종합 권고안을 의결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위원장은 지난 분과 활동을 회고하면서, 생명존중(Respect of Life)·예방중심(Prevention First)·인권 존엄 우선(Human Rights First)·지휘책임(Command Responsibility)·투명성(Transparency)·회복력 강화(Resilience) 원칙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국방 수뇌부가 가장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대책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대책분과 위원회 논의의 핵심은 “군 사망사고의 주된 원인인 자살과 안전사고는 회복력 강화와 과학 기술의 접목으로 예방하고, 사고가 발생할 경우 최대한 신속하게 응급조치를 취해 최악의 상황을 예방하며, 불행하게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 군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존엄한 예우 조치를 취한다” 였다.

자살사고 예방대책과 관련, 현재의 관리시스템은 고위험군 장병을 조기에 식별해 특별 관리하는 것이나. 이것만으론 자살사고를 막기는 충분하지 않다. 장병의 회복력 강화의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군 조직의 특성상 스트레스를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지만 정신 회복력을 강화함으로써 웬만한 스트레스는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정신건강의학과 가는 것을 내과 가듯 하자 △부대 생활환경을 최대한 사회 수준에 맞춰 스트레스를 감소시키자고 권고했다.

안전사고 예방대책:총기사고는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역량을 접목해 기술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그 발생 빈도를 줄 일 수 있으니 “총기가 누구에 의해 반출되어 현재 어디에 있는가”를 확인해 줄 수 있는 RFID 시스템(무선 주파수 즉 Radio Frequency를 이용해 전자태그에 저장된 정보를 리더기로 읽어 사물이나 사람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식별하는 기술)을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응급의료지원체계 확립:인명사고가 발생할 경우 지휘관은 “선조치 후보고” 원칙 하에 최대한 신속하게 응급실로 후송해 응급조치를 받도록 하고, 국군외상센터를 민·군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외상센터로 육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고대응체계 구축 및 군 사망자 예우·지원:사망사고가 발생한 경우 투명성 원칙 하에 관련 기관(국가인권위 군인권보호관)과 협조해 유가족의 불신을 최소화하고, 공무와 연관된 사망인 경우 사망자에 대해 군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예우를 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국방부는 종합 권고안을 바탕으로 각종 위원회 등을 활성화시켜 관련 부서 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국방정책을 추동력 있게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장병의 인권이 보장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