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한양증권 멀티영업본부장
외환위기 후 인력 이탈 위기에도
그만두지 않고 모든 일 솔선수범
생소한 영업 업무도 피하지 않아
경험 바탕으로 고객들 발굴 최선
외환위기 후 인력 이탈 위기에도
그만두지 않고 모든 일 솔선수범
생소한 영업 업무도 피하지 않아
경험 바탕으로 고객들 발굴 최선
이정희 한양증권 멀티영업본부장(사진)은 22일 본부장으로서 조직을 이끌며 느낀 역할과 책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IMF 관리체제(외환위기)와 직무전환 등 조직의 변곡점을 현장에서 겪어온 그는 얼마 전 창사 최초로 여성 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이 본부장은 증권업 황금기로 불리던 시기 한양증권에 입사했다. 그는 "당시에는 증권사 입사 자체가 최고의 취업 중 하나였다"며 "회사 이름보다 '증권사에 들어간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위기는 외환위기 직후였다.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조직 전반이 크게 흔들렸고, 특히 업무직 인력 이탈이 이어지며 현장 공백이 컸다. 그는 "당시 업무를 책임질 사람이 거의 남지 않았다"며 "누군가는 회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불확실성이 짙은 시기였지만 그는 회사를 떠나기보다 역할을 떠안는 쪽을 택했다. 이 본부장은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가족을 책임져야 했고, 회사가 돌아가려면 누군가는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무엇이든 필요하다면 하겠다고 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업무팀장 역할을 맡아 조직을 안정시키는 데 힘을 보탰다.
업무직 최초 대리 승진은 그의 커리어에서 또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당시 업무직은 승진에서 구조적으로 소외돼 있었지만, 그는 직접 문제를 제기했다. 이 본부장은 "업무직에서도 충분히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고 싶었다"며 "그때가 지금까지도 가장 기뻤던 순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후 그는 갑작스레 영업직으로 전환돼 당황하기도 했지만 업무팀장 시절 쌓아온 경험을 그대로 영업에 접목했다. 당시 대부분의 영업이 주식 중심으로 이뤄지던 환경에서 이 본부장은 외국인 관리 업무와 소액채권 관련 실무를 오래 맡아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강점을 살려냈다. 그는 "업무직 시절 지켜보니 고액자산가들은 주식 변동성을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원금손실 가능성이 낮고 은행 이자보다 수익이 높은 소액채권은 신뢰를 쌓기에 적합한 상품이었다"고 말했다.
본부장에 오른 지금도 그는 실무와 고객관리를 직접 챙긴다. 이 본부장은 "관리자가 되면 주문은 직접 낼 수 없지만, 고객과 소통은 계속해야 한다"며 "우리 회사 고객을 다른 회사에 빼앗길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자료 작성부터 설명까지 직접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목표는 금융상품 영업역량 강화다. 그는 "채권과 기업어음(CP), 펀드 등은 우리가 취약하지만 반드시 키워야 할 영역"이라며 "기관과 고액자산가를 직접 찾아 발굴하는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창사 최초 여성 본부장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그는 "기쁨보다는 책임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모르면 지시할 수 없다'는 원칙 아래 솔선수범하는 리더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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