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증시 축포에도 "나만 못 번다"가 현실…주식도 양극화[꿈의 오천피]⑥

뉴스1

입력 2026.01.23 06:37

수정 2026.01.23 06:37

한국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5000' 쾌거를 달성한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장중 최고가가 찍힌 전광판을 배경으로 코스피 5000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 공약을 내걸고 임기를 시작한 지 7개월 만에 장중 꿈의 5000을 돌파하며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를 새로 썼다. 2026.1.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한국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5000' 쾌거를 달성한 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장중 최고가가 찍힌 전광판을 배경으로 코스피 5000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 공약을 내걸고 임기를 시작한 지 7개월 만에 장중 꿈의 5000을 돌파하며 한국 자본시장의 역사를 새로 썼다. 2026.1.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코스피지수가 '꿈의 오천피'에 올라탔지만 시장의 상승이 모두에게 같은 기쁨인 것은 아니다. 지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데 "나만 돈을 못 번다"는 자괴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실제 주가 상승의 과실은 주식 보유자에게만 집중된다. 주가 상승이 자본시장 성장의 상징이 되는 동시에 부의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식도 양극화다.

오르는 종목만 오른다. 일부 대형주·핵심 산업만 오르는 'K자형'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가총액 1~3위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현대차(005380)의 주당 가격은 각각 15만 원, 75만 원, 52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불과 2년 전 해당 종목의 가격은 7만원, 14만 원, 18만 원 수준이었다. 이제 '한 주'만 사려해도 부담이 큰 가격대에 올라섰다.

상위 1%가 주식 53% 보유…하위 62% 주식가치는 전체 2%에 불과

상승장 체감 격차는 단순히 종목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보유 규모'에서도 갈린다.

한국예탁결제원이 2023년 말 기준 투자자 상장주식 보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내 주식을 5억 원 초과 보유한 인원은 전체 투자자의 1%(14만 576명)에 불과했지만 이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전체의 53%(401조 2000억 원)에 달했다.

100억 원 이상 보유한 상위 0.02%(3101명)는 전체 주식시장 가치의 32%를 차지했다. 반면 1000만 원 미만을 보유한 하위 62.2%(876만 명)는 전체 주식시장 가치의 2%만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자산 집중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지난 2016년 기준 상위 10%가 전체 주식의 84%를 보유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식 상승의 수혜를 상위 10%가 독식하는 셈이다.

배당도 상위 10% 몫…"부자 감세 경계해야"

기업들의 배당이 늘어날수록 혜택 역시 상위 자산가에게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배당소득세 감면 혜택도 상위 자산가의 몫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분위별 배당소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배당 소득 상위 10%(174만 6000명)가 전체 91%에 달하는 27조 5700억 원을 가져갔다. 1인당 평균 배당소득은 1579만 원에 달했다.

반면 하위 80%(1397만 명)의 개인투자자가 받은 배당소득은 1조 1448억 원에 불과했다. 1인당 배당 소득은 평균 8만 1947원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올해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했다.
그동안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합쳐 연 2000만 원을 초과하면 최고 49.5% 종합소득세율이 적용됐지만, 배당 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세금을 매기기로 한 것이다. 배당 소득의 최고세율은 30%로 낮췄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배당 확대를 유도해 자본시장 선진화로 이어가겠다는 취지지만 실제 수혜는 상위 자산가에 집중될 수 있다"며 "더 정교한 정책 설계로 주식 상승에 따른 빈부격차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