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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팔라는 대통령...집주인들 "머리가 아픕니다"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23 15:54

수정 2026.01.23 16:19

李 "다주택 양도세 중과 면제 연장 고려 안해"
4년 유예 끝에 부활...'매물 내놔라' 시그널
토허제·갱신권에 팔기도 쉽지 않아
장기적 '매물 잠김' 현상 우려
서울의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사진=연합누스
서울의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사진=연합누스
[파이낸셜뉴스] "아침부터 두 채 보유하신 분들에게 전화가 오네요. 요즘 이사비는 얼마 줘야 하는지부터 '팔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물어보시는데, 다들 머리가 지끈거린답니다." (서울 송파구 A공인중개소 대표)
다주택자 "급매" vs "버티기"
23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다주택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오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5월 9일 만기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다. 사실상 주택을 다중 소유한 이들에게 '매물을 내놓으라'는 메시지로, 시장은 고민에 빠지는 모양새다.

일단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5월 9일 전까지 매도 후 잔금 지급까지 마쳐야 한다.

따라서 일부 '급매' 매물이 시장에 풀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공인중개소에 매도 타이밍을 물어보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참에 팔아야겠다고 마음먹은 이들은 이사비를 1000, 2000만원 얹어 주면서라도 세입자를 내보내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세금 폭탄'보다는 '이사비 중과'를 택하는 셈이다.

하지만 5월까지 약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데다, 지난해 10·15 부동산 규제로 매매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다주택자 매물이 대거 손바뀜 될지는 미지수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인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에서는 매수자가 즉시 입주해야 거래 허가를 받을 수 있는데, 세입자가 갱신청구권을 행사하면 매도 자체가 불가능하다. 전세 가격만 20~30억원이 넘는 강남권에서는 집주인의 이사 요구에 세입자들이 1억원이 넘는 이사비를 요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강도 대출 규제 역시 매수세 감소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 꼽힌다.

■李 "주거는 하나만"...효과 제한적?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로 인해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풀리는 효과는 단기적·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도세 중과 우려에 매도 의지 자체가 꺾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당장 급매물이 일부 나오면서 공급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양도세 중과가 발효되는 시점(5월 10일)부터는 다시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 심리 역시 과세 정책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유주들이 당장 팔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추가 조정이 있을 때까지 더 지켜보자며 '버티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2021년 문재인 정부가 마련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기본세율 6∼45%에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는 20%p,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p를 각각 중과하는 방식이다. 지방소득세 10%까지 합치면 3주택자가 부담하는 실효세율은 82.5%에 달한다.
윤석열 정부가 2022년 5월 양도세 중과를 1년 유예한 후 매년 1년씩 연장해왔지만 이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로 유예 종료가 확정된 것이다.

이에 따라 5월 10일부터는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에서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팔 때 양도세가 중과된다.
이 대통령은 앞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어떤 사람은 주거용 집을 5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러면 안 되고 주거는 하나만 하는 것"이라며 다주택 규제를 암시한 바 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