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오스트리아에서 암소가 도구를 이용해 스스로 몸을 긁는 모습이 발견돼 화제다.
23일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빈 수의과대학 앨리스 아우어스페르크 박사팀은 지난 19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를 통해 암소 ‘베로니카(Veronika)’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베로니카가 막대기나 브러시를 이용해 몸을 긁는 행동이 우연이 아닌 ‘쓰임새를 이해한 도구 활용’이라고 밝혔다.
인간이 소와 함께 살아온 약 1만년 동안 소가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우어스페르크 박사는 "지난해 동물의 도구 사용에 관한 책을 출판한 이후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는데 암소가 엉덩이를 긁는 영상이 있었다"면서 "정말 흥미로워 보였다.
13세인 베로니카는 목초지를 자유롭게 거닐며 생활해 왔다. 이 과정에서 울타리 주변의 다양한 도구를 장난감처럼 다루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연구진은 "베로니카가 여름철 기승을 부리는 ‘말파리’ 때문에 스스로 몸을 긁는 기술을 터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험에서도 파리가 달라붙자 혀를 손가락처럼 놀려 바닥에 놓인 브러시를 잡은 뒤 가려운 부위를 정확히 긁는 모습을 보였다.
더욱 놀라운 점은 신체 부위에 따라 도구의 기능을 구분한 것이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베로니카가 몸의 부위에 따라 브러시의 다른 끝을 사용하고, 긁는 방식도 달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베로니카는 피부가 두꺼운 등을 긁을 때는 거친 솔을 사용했고, 예민하고 부드러운 배 쪽을 긁을 때는 매끄러운 손잡이 부분을 활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소의 지능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 소가 특별한 천재라서가 아니라, 도구를 접할 기회와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이라며 “환경만 갖춰진다면 다른 소들도 충분히 도구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베로니카의 주인은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9년 동안 기술을 익혀 지금의 수준에 올랐다”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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