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슈팅 32-5, 점유율 65%... 수치로 증명된 '빛 좋은 개살구'
상대 퇴장 '수적 우위'에도 승부차기 패
역사상 첫 베트남전 패배 굴욕
이민성 감독 "아직 완성 단계 아냐"... 참사 앞에서도 안일한 '현실 인식' 도마 위
상대 퇴장 '수적 우위'에도 승부차기 패
역사상 첫 베트남전 패배 굴욕
이민성 감독 "아직 완성 단계 아냐"... 참사 앞에서도 안일한 '현실 인식' 도마 위
[파이낸셜뉴스] "아직 저희는 완성 단계가 아닙니다. 계속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축구 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만든 '대참사' 직후, 사령탑의 입에서 나온 말은 사과가 아닌 '과정'이었다. 10명이 싸운 베트남을 상대로 역사상 첫 패배를 당한 상황에서 나온 이 발언은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3 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6 AFC U-23 아시안컵 3·4위전에서 베트남과 승부차기 혈투 끝에 패했다.
문제는 결과보다 내용, 그리고 그 내용을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이다.
이날 경기의 기록지는 기이하다 못해 충격적이다. 한국은 120분 동안 무려 32개의 슈팅을 쏟아부었다. 베트남(5개)보다 6배나 많았다. 점유율은 65%에 달했고, 크로스는 무려 61개를 시도했다.
더구나 베트남은 후반 막판 딘 박의 퇴장으로 10명이 싸웠다. 수적 우위, 압도적인 공격 지표, 객관적인 전력 차이 등 한국이 질 수 있는 변수는 '0'에 수렴했다.
하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이는 불운이 아니다. 61번의 크로스가 대부분 허공을 갈랐고, 32번의 슈팅 중 골문 안으로 향한 유효슈팅은 12개뿐이었다는 점은 한국 축구의 '결정력 부재'와 '전술적 단순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베트남의 '두 줄 수비'를 파괴할 세밀한 부분 전술 없이, 무의미한 'U자 빌드업'과 '묻지마 크로스'만 반복한 결과다.
경기 후 이민성 감독의 인터뷰는 더욱 큰 논란을 낳고 있다. 이 감독은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니다. 수적 열세로 라인을 내린 상대를 공략할 기술이 부족했다"며 "우리는 계속 발전해야 할 팀"이라고 총평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시점과 장소가 문제다. 이곳은 훈련장이 아닌 아시아 챔피언을 가리는 '아시안컵' 무대다. 게다가 상대는 아시아권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베트남이다.
대회 내내 '2살 어린' 일본과 우즈베키스탄에 연패하고, 마지막 자존심이 걸린 베트남전마저 내준 상황에서 "아직 만드는 중"이라는 해명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 팬들은 '실험'이 아닌 '증명'을 원했다. 10명 뛴 베트남조차 뚫어낼 '완성도'가 없다면, 다가올 아시안게임에서의 금메달 목표는 허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민성호는 이번 대회에서 '선제 실점'의 징크스를 끊지 못했다. 레바논, 우즈베키스탄, 일본, 그리고 베트남전까지 모두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갔다. 수비 조직력은 허술했고, 공격은 무뎠다.
"호주전처럼 좋았던 모습도 많았다"는 이 감독의 자평과 달리, 기록은 한국 축구가 아시아의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일본은 2군(U-21)을 내보내 결승에 갔고, 중국은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베트남은 한국을 꺾고 3위에 올랐다.
서열이 뒤바뀐 아시아 축구 판도 속에서 "배우는 중"이라며 여유를 부리는 사령탑. 제다의 참사는 한국 축구에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는 경고등이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