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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만 보면 김지우 이상일수도"… 타율 0.409, ‘제2의 노시환’ 등장에 관심 집중 [아마야구 오리진]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25 11:54

수정 2026.01.25 19:45

경남고 3학년 이호민, 판도 뒤흔들 ‘거포 3루수’로 변신
2학년 때 이미 타율 4할-전국대회 2관왕 주역
“수비만 되면 제2의 노시환 기대해볼만한 재목"
"랭킹 1위 3루수 김지우와 치열한 경합"
올 시즌 1루 -> 3루 포지션 전환 운명 가를 듯
경남고 3학년 이호민.사진=서동일 기자
경남고 3학년 이호민.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거포는 부르는 게 값’이라는 야구계의 속설이 있다. 한 명만 제대로 키워놓으면 팀의 10년을 책임진다. KT 위즈가 안현민을 발굴해 냈듯, 그리고 한화 이글스가 노시환을 잡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장전하듯, 거포 내야수는 그 자체로 금값이다.

그런데 2026년 고교야구 드래프트 판도를 송두리째 뒤흔들 ‘괴물 거포’가 부산에서 조용히 칼을 갈고 있다. 바로 경남고 3학년 이호민이다.



이호민은 이미 증명이 끝난 타자다. 1학년 시절부터 명문고야구열전에서 ‘투혼투지 타격상’을 수상하며 떡잎부터 다름을 증명했다. 특히 1학년 신분으로 사직구장 담장을 때리는 2안타를 기록하며 관계자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내노라하는 상대들과 맞붙은 명문고야구열전 4경기에서 가장 좋은 타율을 기록한 선수가 이호민이었다.

2학년이었던 2025시즌은 그야말로 ‘이호민의 해’였다. 경남고가 대통령배와 봉황대기를 연속 제패하며 최고의 팀으로 우뚝 서는 과정에서 이호민의 방망이는 쉴 새 없이 돌아갔다. 대통령배 18타수 8안타, 봉황대기 22타수 8안타 등 큰 경기에서 더 강했다. 시즌 타율 0.409에 홈런 4개. 2학년임에도 고의사구를 2개나 얻어낼 만큼 상대 배터리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런 이호민이 올겨울, 야구 인생을 건 승부수를 던졌다. 1루수 미트를 내려놓고 핫코너인 ‘3루수’로의 포지션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중학교때 투수를 했던 선수라서 어깨의 강도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송구 정확성과 풋워크 등이다. 아직 3루 수비를 정규 리그에서 보여준 적은 없기때문에 이는 철저한 미지수다.

경남고 3학년 이호민.사진=서동일 기자
경남고 3학년 이호민.사진=서동일 기자

이호민의 가치는 사실 이 ‘3루 수비’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수도권 구단의 A 스카우트는 “타격 능력과 피지컬 점수는 이미 고교 최상위권이다. 관건은 3루 수비다. 만약 수비가 된다면 이호민은 노시환 이후 최고의 3루수 자원이 될 수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냉정한 단서도 달았다. “반대로 수비가 안 돼 1루수에 머문다면, 그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많이 애매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1루수와 3루수의 드래프트 가치는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의 기대감은 생각보다 훨씬 높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 B는 꽤 충격적인 평가를 내놨다. “올해 3루수 랭킹 1위로 꼽히는 김지우(서울고)와 이호민을 비교해 보면 좀 더 명확하다. 수비나 주루를 떠나 순수 타격적인 측면만 놓고 본다면, 김지우에 비해 이호민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내 기준에서는 타격 메커니즘과 파워는 이호민이 더 낫다고 본다. 물론, 현재 평가는 김지우가 보편적으로 더 높겠지만, 나뿐만 아니라 그렇게 보고 있는 관계자들도 있다"라고 말했다.

경남고 3학년 이호민.사진=서동일 기자
경남고 3학년 이호민.사진=서동일 기자

한화 노시환의 타격 장면.연합뉴스
한화 노시환의 타격 장면.연합뉴스

올 시즌 전체 'TOP 3' 지명이 유력한 김지우와 대등, 혹은 그 이상의 타격 재능이라는 평가는 이호민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한다.

이호민의 가장 큰 무기는 단순히 힘만 좋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건장한 피지컬에서 나오는 파워는 기본이고, 상황에 따라 배트 컨트롤을 할 줄 아는 정교함까지 갖췄다. 소위 말하는 ‘알고도 못 막는 타자’ 유형이라는 점이다.

경남고가 배출한 노시환은 이미 150억 이상을 상회하는 대형 거포로 성장했다. 그때 이후 또 다른 거포가 경남고에서 자라고 있다. 경남고는 노시환 이후 김범석이라는 거포를 프로에 보냈지만,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호민에게 거는 기대는 꽤 크다.

과연 이호민은 수비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추고, 스카우트들이 가장 탐내는 ‘완성형 거포 3루수’로 거듭날 수 있을까.

올 시즌 아마야구를 지켜보는 팬들이라면, 부산의 거포 이호민의 3루 수비와 타석을 반드시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호민의 그 첫 무대는 3월 1일 펼쳐지는 명문고야구열전이다.
경남고는 개막전에서 전년도 우승팀 북일고와 맞붙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