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엔 메케한 냄새만 가득…주변 CCTV 분석 중인 경찰, 실화·방화 가능성 조사
홀랑 다 타버린 태화강 물억새 명소…축구장 5개 면적 소실현장엔 메케한 냄새만 가득…주변 CCTV 분석 중인 경찰, 실화·방화 가능성 조사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아이고, 홀랑 다 타버렸네. 그래도 뿌리가 살아 있어서 봄이면 금방 새순이 돋을 겁니다."
25일 오전 11시 찾은 울산 북구 태화강 물억새 군락지에는 누런색으로 가득 차 있던 곳곳이 검은색으로 변해있었고, 메케한 냄새가 강바람을 타고 날아왔다.
군데군데 불에 탄 곳마다 학교 운동장 크기만큼 물억새가 사라져 버린 모습이었다.
바로 옆 강변에서 있던 한 낚시꾼이 "추울 때는 억새밭 밑에 웅크리고 앉아 바람을 피했는데, 홀랑 다 타버려서 아쉽다"고 털어놓자, 산책하던 다른 한 시민은 "뿌리가 살아있어서 금방 새순이 날 것"이라고 일러주기도 했다.
전날 저녁 7시 26분쯤 태화강 물억새 군락지에선 명촌교 인근을 중심으로 5∼6곳에서 비슷한 시간대 불이 났다.
건조특보가 내려져 억새가 바싹 마른 상태에다가 강바람까지 때때로 강하게 불어 불길은 삽시간에 퍼졌다.
불길이 띠를 형성한 듯 확장하면서 인근 도로와 아파트 단지에서 이를 목격한 시민 신고가 80여건 울산소방본부에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진입로가 좁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차량 50대와 인력 180여 명을 동원해 1시간가량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소방 당국이 추산한 피해 면적은 3.5㏊로 축구장 5개 정도 크기다.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실화와 방화 등 여러 가능성을 두고 조사 중이다.
명촌교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현장에선 캠핑용 버너 등을 수거했으며, 화재와 연관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태화강 하구 물억새 군락지는 2006년 조성되었으며 전체 면적은 21만5천800여㎡에 달한다.
가을이면 성인 키보다 크게 자란 억새가 은빛 물결을 이루는 데다가 도심 속에 있어 많은 시민이 찾는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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