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절세 악용' 실태 조사
국세청이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는 자산 규모가 큰 베이커리카페를 중심으로 운영 실태 점검에 나선다. 특히 최근 개업이 급증한 서울·경기도권 소재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대상으로, 탈세 혐의가 확인될 경우 세무조사까지 병행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업상속공제 실태조사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세금 추징을 위한 세무조사가 아니라,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본래 취지와 달리 활용되고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선제적으로 현황을 파악하는 데 목적이 있다.
조사의 첫 단계는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의 적정성 확인이다.
사업장 자산이 공제 대상인 가업상속재산에 해당하는지도 주요 점검 대상이다. 예를 들어 부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베이커리카페의 넓은 부수토지 내에 전원주택이 함께 있는 경우, 해당 부수토지 일부가 사업용 자산이 아닌 주택 부수토지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볼 계획이다.
실제 운영 여부도 면밀히 들여다본다. 국세청은 부동산 자산가액 대비 매출 규모, 상시 고용인원, 매출·매입 내역, 실제 사업주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가령 오랜 기간 실내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던 70대 부모가 최근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개업했고, 개업 직전 40대 자녀가 다니던 회사를 퇴사한 경우 부모가 실질적인 사업주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베이커리카페에 대해서는 지분율과 대표이사의 실제 경영 참여 여부도 조사한다. 근로·사업 내역이 없는 80대 부모와 자녀 2명이 공동대표이사로 등기된 경우, 고령의 부모가 법인을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국세청은 가업상속공제 신청 시 이러한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공제 요건 충족 여부를 보다 엄격하게 판단할 방침이다. 공제 적용 이후에도 업종 유지나 고용 유지 등 사후관리 요건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특히 조사 과정에서 창업자금 증여나 자금 출처 부족 등 탈세 혐의가 드러나면 별도의 계획에 따라 엄정하게 세무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가업상속공제는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상속세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다.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경영한 기업을 가업으로 승계할 경우, 기간에 따라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재산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공제 대상 업종인 제과점업에 속하는 베이커리카페가 절세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 근교 300억원 상당의 토지를 외동자식에게 상속할 경우 약 136억원의 상속세가 부과된다.
하지만 해당 토지에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개업해 10년간 운영한 뒤 상속하고, 자녀가 이를 5년간 유지하면 가업상속공제 300억원이 적용돼 상속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국세청은 이러한 사례까지 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제도의 본래 취지에 어긋나고 조세 정의에도 반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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