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면접 점수 높은 후보자 배제...연령 등 공고 없는 사항 고려
[파이낸셜뉴스]채용공고에 정해진 평가항목을 따르지 않고 임의 기준으로 채용을 진행한 외무공무원에 대한 정직 처분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외교부 사무관 A씨가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정직 1개월 처분 취소소송에서 지난해 11월 원고 패소 판결했다.
외교부에서 34년간 근무해 온 A씨는 2020년 말 총영사관 전문직 행정직원 채용 당시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A씨는 2021년 1월 총 24명의 지원자 서류를 보고받은 뒤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고 5명을 선별해 필기·면접 전형을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필기·면접 점수를 종합한 결과 최고·최저점수 제외 방식에 따라 B후보자와 C후보자가 공동 1등이 됐지만, A씨는 인사위 심의 없이 '업무 연속성과 안정성'을 이유로 B를 채용하도록 결정했다.
감사원은 2023년 6월 외교부 감사에서 A씨가 채용 업무를 부당 처리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며 징계를 요구했다. 외교부는 자의적 기준으로 채용해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이유로 징계 의결을 요구했고, 중앙징계위원회는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후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는 반성 태도 등을 고려해 정직 1개월로 감경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며 "인사위 간사와 협의해 면접 대상자를 선정한 것"이라며 임의 채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실무 담당 간사가 '주의 조치'만 받은 점을 들어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채용 과정에서 간사와 협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자격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지원자를 합격시키고, 자격요건을 충족하는 다른 지원자를 연령 등을 이유로 탈락시킨 것이 정당화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채용공고에 '필기시험 실시'와 '면접' 평가를 명시했음에도 결과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반면 A씨가 기준으로 삼은 '업무 연속성과 안정성'은 채용공고상 자격요건에 포함되지 않은 요소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간사로부터 면접시험 점수 산출 방식과 필기시험 점수를 종합할 경우 C가 아닌 B를 채용하는 것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음에도 B를 채용하기로 결정해 성실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의 비위행위의 내용과 성질 및 정도, 공직 내외에 미치는 영향, 징계로 달성하려는 행정목적, 비위행위 당시 직위 등을 고려하면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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