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스피가 장중 5000선 돌파이후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도 늘고 있다. 단기조정, 고점 경계감,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 등으로 대차거래 잔고가 사상최고치 경신을 이어가며 고공행진중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는 130조883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초 113조1054억원과 비교하면 약 15% 증가한 규모다. 대차잔고는 지난 19일 127조원으로 집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뒤, 22일과 23일 이틀 연속으로 늘어나면서 130조원대에 진입했다.
이번 대차잔고 증가는 지난해 11월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1월 3일에도 대차잔고가 125조원까지 늘며 전고점을 기록했지만, 이후에는 110조원대 중반으로 내려오며 비교적 빠르게 안정되는 흐름을 보였다. 반면 최근에는 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상황에서 대차잔고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며 단기 고점 인식이 동시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차잔고 상위 종목을 보면 연초 랠리를 이끈 대형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의 대차잔고가 15조원을 넘어서며 가장 많았고, SK하이닉스가 12조원대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차잔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코스피 흐름 자체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17.45% 상승하며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올랐고, 최근에는 5000선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다만 장중 변동 폭은 이전보다 커지며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 변동성 지수인 VKOSPI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VKOSPI는 한달 전인 지난해 12월 26일 26.20에서 이날 34.35으로 31% 가량 높아졌다. 변동성의 기준선 자체가 한 단계 높아진 것으로, 전면적인 공포 확산이라기보다는 코스피가 사상 최대치 구간에 진입하면서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경계 심리와 헤지 수요가 구조적으로 강화됐음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최근 대차잔고 확대를 단순한 하락 베팅이라기보다는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지수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단기 급등 이후에는 실적 확인과 정책 이벤트 등을 거치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증권가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구간에 진입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가격 부담과 변동성 확대를 동반한 조정 국면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실적 개선 흐름이 유지되는 한 상승 추세 자체는 유효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기업들의 이익 체력이 지수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과열 해소와 매물 소화 과정은 감안해야 하나 대세 상승은 지속될 전망으로 실적 전망과 선행 주당순이익(EPS)의 상승으로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은 정상화 수준"이라며 "상승이 가팔랐던 만큼 급등 업종에 대한 차익실현과 저평가 업종에 대한 순환매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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