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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 커질수록 수요 몰렸다… 금값 5000弗 돌파 [치솟는 안전자산 가격]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6.01.26 19:11

수정 2026.01.26 19:11

현물가격 온스당 5087弗로 최고
그린란드 관세 등 불확실성 증폭
美정부 연준 독립성 압박도 한몫
골드만삭스는 5400弗까지 전망
은도 강세…"연말까지 이어질것"
트럼프 리스크 커질수록 수요 몰렸다… 금값 5000弗 돌파 [치솟는 안전자산 가격]
전 세계에서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금과 은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갈수록 증폭됐기 때문인데, 시장에서는 연말까지 가격이 더 오른다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26일 오후 4시 기준 금 현물 가격과 선물(2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온스(31.1g)당 각각 2.11%, 2.35% 오른 5087달러, 5096달러로 거래됐다. 금 가격이 온스당 5000달러(약 727만원)를 넘어선 것은 자료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이날 금 현물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약 83% 올랐다.

은 현물과 선물(3월물) 가격도 전 거래일 대비 온스당 각각 4.71%, 6.56% 오른 107.73달러, 107.98달러로 거래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 현물가는 1년 전보다 약 252% 뛰었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유니온방카르프리베(UBP)는 지난 23일 보고서에서 일반 소비자와 기관 모두 금을 사 모은다고 지적했다. UBP는 "금 시세는 올해도 각국 중앙은행과 일반 소비자의 수요를 감안하면 강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NBC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인용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2022년 이전에 월 평균 17t의 금을 매입했으나 지금은 60t을 사들인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외에도 실물 금을 원하는 고액 자산가 가족들의 수요가 늘어났으며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금 수요도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서방 금융권에서 운용하는 ETF가 보유한 금의 양은 2025년 1월 이후 현재까지 약 500t 증가했다. CNBC는 은 가격의 경우 금이 뛰면서 함께 상승했다며, 가치 저장 수요 외에도 산업 부문에서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올해 12월 금 가격이 온스당 4900달러라고 예측했으나 최근 목표가를 5400달러로 수정했다. UBP는 5200달러로 예상했다.

CNBC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회피 목적의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났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는 "지금 드러난 국제적인 거시 정책 위험을 피하려는 수요가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2026년 안에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불확실성은 미국 안과 밖에서 동시에 부풀고 있다. 당장 임박한 문제는 연방정부 일시 업무정지(셧다운) 위기다. 의회의 예산안 미확정으로 역대 최장 셧다운을 겪었던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11월 여야 합의에 따라 임시 예산으로 버티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이달 30일까지 2026년 정규 예산안이 확정되지 않으면 다시 셧다운에 빠진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25일 발표에서 미국 미네소타주의 불법이민자 단속 중 전날 2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며, 예산안 처리를 거부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트럼프 정부의 연방준비제도(연준) 압박을 악재로 본다. 투자자들은 미국 법무부가 지난 9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위증 혐의로 소환장을 보내면서 미국의 신용도가 떨어지고 물가상승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또한 영국 HSBC은행은 이달 보고서에서 덴마크령 그린란드 문제를 언급하고 "그린란드와 관련된 지리·경제학적인 문제 이후 금과 은 가격이 올랐다"며 서로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부터 그린란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트럼프는 자신에게 반대하는 유럽에 관세 공격을 주장했으나 지난 21일에 이를 취소했다. 금·은 가격은 21일 이후 다소 하락세를 보였지만 다시 상승세를 탔다.
트럼프는 지난 23일 캐나다와 중국의 밀착을 비난하며 캐나다가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면 100% 관세로 보복한다고 경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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