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2026년 미디어 산업에 대한 예측은 밝지 않다. 최근 들어 미디어 전문가들은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는 사자성어로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의 상황을 설명하곤 한다. K콘텐츠로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에 대한 주목도는 여전히 높지만 사업자들의 재원구조 악화 등으로 인해 미디어 산업의 건강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2026년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미디어 산업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냉정하게 진단할 필요가 있다.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 필자가 대한민국 미디어가 특수하게 산업화되어 있다고 표현한 이유 중 하나는, 미디어 산업의 중요성이 국가적 차원에서 폭넓게 공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개선은 상대적으로 지체되어 있기 때문이다. 산업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에 비해 제도는 뒤처져 있다. 낡은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레거시 미디어들은 이제 규제가 개선되어도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디지털 대전환, 인공지능의 보편화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제도적 틀 짜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2026년에는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 등 대한민국 미디어 산업이 가진 강점을 기반으로 새롭게 혁신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수반되어야 한다. 극장 관객 감소라는 구조적 위기 속에서도 영화시장에서 눈여겨볼 만한 긍정적 신호는, 신선한 문제의식과 탄탄한 작품성을 갖춘 저예산 독립영화들이 지속적으로 제작되며 관객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얼굴' '세계의 주인' '사람과 고기'와 같은 작품들은 적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흥행과 비평적 평가 모두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방송이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도 출연진이나 작가와 같은 특정 생산요소에 의존하지 않고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통해 이용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려는 시도가 이어져야 한다. 인공지능(AI)으로 제작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대한 고민도 이뤄져야 한다.
2026년에도 미디어 산업에 많은 재원이 투입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내실 있는 성장을 위한 새로운 시도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절실하다. 새해에는 국내 미디어 산업이 가진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미디어 산업이 처해 있는 제약 조건을 극복할 수 있는 내실 있는 재도약을 위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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